[불황에 강하다] 음료 : "우리는 불황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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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때 잘 팔리는 식음료 제품은 따로 있을까. 이런 질문을 식품업계 관계자들에게 물어보면 대답은 주로 "따로 있다"로 몰린다.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불황 때는 알뜰소비 추세가 일반화되는데, 그렇게 되면 소비패턴이 양극화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가처분 소득이 높은 사람들은 소비성향을 바꾸지 않고 평소 구입하던 고급식음료 제품을 꾸준히 사는 반면, 불황으로 소득이 줄어든 소비자는 아예 소비를 줄이거나 싼 제품을 찾게 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식음료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어중간한 제품은 매출이 줄지만 고급이거나 기능성 높은 제품은 꾸준히 팔린다. 특히 불황일수록 보상심리가 강해져 기능성 제품이 효과를 볼 때가 많다. 이왕 먹는 것이라면 몸에 좋은 식음료를 먹는 것이 낫다는 심리가 작용한다는 얘기다. 또 같은 값이면 일반 제품보다 기능성이 높다고 소문난 제품을 찾는 경향도 강해진다. 최근 식음료 트렌드는 바로 이런 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몸을 생각하는 웰빙경향과 기능성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마케팅이다. 이런 소비패턴에 맞춘 제품들은 전반적인 내수경기 침체 속에서도 꾸준하게 잘 팔린다.
발효유가 그 같은 제품군의 하나로 들어간다. 업체간 경쟁이 치열한 이 시장은 아침식사가 불규칙하고 위와 장의 활동력이 떨어진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요즘 직장인들은 자신의 몸을 스스로 챙길 뿐 아니라 1천원가량은 서슴없이 지출한다는 데 맞춘 제품이다. 특히 최근 이들 발효유제품들은 기능을 더욱 강화해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업그레이드 '윌', 매일유업의 프로바이오GG, 서울우유의 비요뜨,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프라임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지난달부터 이 제품들은 위와 장의 기능을 더욱 촉진하는 기능성을 추가해 대대적인 판촉에 들어간 상태다.
음료부문도 기능성 경쟁시대다. 단순하게 단맛과 향을 곁들인 제품보다 아예 필수영양소 등을 듬뿍 담은 음료가 주류를 형성해가고 있다. 핵심트렌드 중 하나는 아미노산음료의 잇따른 출시다. 2년여 전 일본에서 히트하기 시작한 아미노산 음료 열풍에 자극받은 국내 업체들이 앞다퉈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일화의 아미노서플라이어, 해태음료의 아미노업, 한국야쿠르트의 아미노센스, 롯데칠성의 플러스마이너스 등이 있다.
홍삼음료 중에서는 최근 농심이 '홍삼수'를 내놓고 홍삼음료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제품은 집에서 홍삼과 인삼을 넣고 달인 물처럼 다른 첨가물이 일체 들어있지 않은 게 특징이다. 대개의 제품이 단맛을 내기 위해 첨가물을 넣지만 이 제품은 전혀 단맛이 없다. 웰빙시대를 겨냥해 야심작으로 내놓은 홍삼수에 농심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외에도 최근 들어 비타민음료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도 불황기를 염두에 둔 웰빙마케팅의 하나다. 친환경 채소와 식품을 구입하는 층을 겨냥한 마케팅 등도 불황기에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