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거장감독들의 영화가 이달중 국내에서 잇따라 개봉된다.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고하토",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붉은 다리 아래 따뜻한 물",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밝은 미래"와 "강령",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매이션 "천공의 성 랴퓨타" 등이 그 것. '고하토'(23일 개봉)는 '감각의 제국'으로 유명한 오시마 나기사 감독(81)이 1999년에 내놓은 작품.금기의 영역에 끊임없이 도전해 온 오시마 감독이 그동안 다뤄지지 않았던 사무라이 세계의 동성애 문제를 영화화했다. '나라야마 부시코'와 '우나기'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두차례 수상한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68)의 '붉은 다리 아래 따뜻한 물'은 오는 30일 하이퍼텍나다에서 한국 관객을 맞는다. 오시마 감독이 일본 사회에 대해 정치적 비판을 가하거나 개인의 본능을 탐구했다면 이마무라는 사회에 대해 인류학적 관점에서 접근해 왔다. 그가 2001년에 각본과 연출을 맡은 '붉은 다리…'은 섹스를 통해 몸의 물을 빼내야 하는 기이한 여인과 실직한 중년 남성에 관한 판타지 드라마로 인간의 욕망과 성,자연의 섭리에 대해 관찰하고 있다. 오시마 감독과 이마무라 감독 이후 일본 영화계를 이끌고 있는 젊은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49)의 '밝은 미래'와 '강령'은 23일 코아아트홀에서 개봉된다. '밝은 미래'는 잠자기를 즐기는 스물 네 살 청년을 통해 희망을 상실한 젊은 세대와 세대간 갈등을 고발한 영화.호러물 '강령'은 방송국 음향담당인 가쓰히코와 영험한 능력을 지닌 아내 준코가 겪는 끔찍한 이야기로 야쿠쇼 고지와 구사나기 쓰요시 등이 출연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63)의 '천공의 성 라퓨타'(30일 전국 개봉)는 '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하는 '공중에 떠 있는 성 라퓨타'를 모티프로 삼아 지난 86년 제작된 애니메이션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