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대표 한광희)이 '가치혁신(Value Innovation)'을 통한 '기업혁명'을 선포했다. 지난 47년 동안 코오롱을 이끌어왔던 나일론 폴리에스터 등 범용 화학섬유사업과 결별을 선언한 것. 중국 업체들의 저가공세,세계적인 공급과잉 등으로 경쟁력을 잃은 화섬 대신 전자재료 자동차소재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첨단 기술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코오롱 본사 임직원들은 12일 관악산 정상에서 창립 47주년을 기념한 '기업혁명 선포식'을 가졌다. 한광희 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 전통 화섬산업의 47년 역사는 이제 그 수명을 다하고 새로운 산업이 탄생하고 있다"며 "오늘의 기업혁명 선언이 코오롱의 턴어라운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산업 전반을 변신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코오롱이 잡아 놓은 기업혁명 기간은 앞으로 3년. 코오롱은 2006년까지 지난해 3%에 불과했던 전자소재의 매출비중을 2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주요 제품은 감광성필름(DFR),LCD TV용 광확산판,유기EL 등. 이 회사는 또 전자재료 외에 타이어코드 에어백 등 자동차 소재 사업을 집중 육성키로 했다. 이에 따라 섬유제품 대 비섬유제품의 비율이 지난해 34 대 66에서 2006년에는 20 대 80으로 바뀌게 된다. 코오롱 관계자는 "스판덱스,웰빙산업과 접목된 차별화 원사 등은 계속 육성하되 현 시점에서 더 이상 경쟁력이 없는 범용 원사사업에서는 철수할 계획"이라며 "이는 미국 일본 등 선진업체의 기술력과 중국의 물량공세 속에서 점진적인 변화로는 회사가 턴어라운드 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코오롱은 임원들이 상여금을 반납키로 하는 등 초긴축 경영을 펼치기로 했다. 지난해 사상 최악인 6백83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그동안의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것. 이 회사는 유지보수 계획 전면 재수립,원부자재 구매원가 절감 등의 '한계원가 도전'과 '초긴축 예산운용' 등을 통해 올 한 해에만 약 2백50억원의 원가를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