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패트롤] 상가 '묻지마 투자' 경계령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돼 온 택지지구 내 상가투자가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파트와 토지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중 뭉칫돈이 택지지구 내 상가로 몰려 '묻지마 투자' 양상을 띠고 있는 가운데 곳곳에서 거품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천 삼산택지지구의 단지 내 상가 고가낙찰 소식을 전해들은 경기 부천상동.중동지구 일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상가투자도 이제 끝났다"는 반응을 보였다.
◆상가 낙찰가 고공행진
시중 부동자금이 택지지구 내 상가로 몰리면서 낙찰가가 예정가(최저가)의 4배 이상 급등하는 등 과열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3일 주택공사가 인천 삼산택지지구에서 공급한 6.2평짜리 점포가 5억5천만원(평당 8천8백70만원)에 낙찰될 정도다.
단지 내 상가 1평이 지방 중소도시의 20∼30평형대 아파트 한 채 값과 맞먹는 가격에 낙찰된 셈이다.
◆2년만에 거품꺼진 상가투자
지난 2002년에도 구리토평지구,부천상동지구 등 택지지구 내 상가투자 열풍이 불었었다.
구리토평지구에 부동자금이 몰리며 낙찰가가 크게 뛰더니 부천상동지구의 단지 내 상가는 예정가의 4배가 넘는 평당 5천만원에 낙찰됐다.
부천상동지구의 단지 내 상가는 그러나 분양 후 2년이 지나면서 거품이 급속히 빠지고 있다.
상동4거리를 중심으로 조성된 9만여 평의 중심상업지역 뒤편은 거품붕괴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중동쪽으로 이어지는 큰 길 뒤편엔 준공 후 1년이 지나도 입주율이 10%에 미치지 못하는 상가들이 즐비하다.
대로 뒤편 상가의 경우 프리미엄(웃돈)도 오래 전에 사라졌다.
준공 후 1년 반이 지났지만 입주율이 5%도 안되는 '빈상가'가 3곳이나 남아 있다.
인근 부동산갤러리 관계자는 "금융권 대출을 받아 웃돈을 주고 상가를 매입했다가 대출금도 못갚고 있는 곳도 있다"고 귀띔했다.
◆구조적 모순이 상가가격 끌어올려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실시하고 있는 공개경쟁입찰방식이 상가의 분양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택지지구 내 용지낙찰가 상승은 기존에 공급된 용지에 들어서는 상가의 분양가를 밀어올리게 된다.
상가 분양가 인상은 다시 다른 택지지구 내 용지의 예정가(최저가)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을 불러온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주공이 인천 삼산지구에서 분양한 근린생활용지 16필지의 평당 예정가는 5백만원 안팎이었다.
그러나 4개월 뒤 같은 지역에서 분양된 근린생활용지 4필지의 평당 예정가는 7백만원대로 40% 급등했다.
문제는 예정가 상승은 곧바로 낙찰가 상승에 이어 민간이 공급하는 상가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다 보니 지난해 분양한 삼산택지지구 내 35필지의 상업용지 최저가(예정가)는 평당 6백60만~7백만원 선에서 결정됐고 이후 경쟁입찰과정에서 평당 낙찰가가 1천4백만원대로 예정가 대비 2백%나 급등했다.
그리고 이 용지를 낙찰받은 사업자들은 현재 이곳에 상가를 지어 평당 2천5백만~3천만원(지상 1층 기준)에 분양하고 있다.
◆투자 주의보 내려져
전문가들은 투자열기가 고조될수록 반드시 현장방문을 통해 분양가 대비 수익성 확보가 가능한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라고 충고하고 있다.
유영상 상가114 소장은 "통상 예정가의 2백%가 넘는 용지를 공급받아서는 임대수익 등 수익성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며 "낙찰 후 직접 상가를 운영할지 임대할지를 결정한 뒤 수익률을 따져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동민.서욱진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