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학생일수록 학업 성적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과외나 학원수강을 받으면 대체로 성적이 향상되지만 지나치면 역효과가 나 성적이 떨어지기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02년 국가 학업성취도 평가에 응시한 학생 1만9천1백66명(초등 6년생 7천2백55명, 중학 3년생 6천1백50명, 고교 1년생 5천7백61명)을 대상으로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해 12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부모와 대화를 자주 나누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간에 학년, 과목에 상관없이 점수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초등학생의 경우 공부를 주제로 대화를 '전혀 하지 않는' 학생의 영어 점수는 52.5점이었으나 '거의 매일 하는' 학생은 78.9점으로 26.4점의 차이가 났다. 또 △수학 21.8점 △국어 17.7점 △사회 16.6점 △과학 15.5점 등의 차이로 대화가 많을수록 성적이 좋았다. 이는 자녀와 대화시간을 많이 갖는 부모일수록 자녀의 학업에도 관심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외나 학원수강의 경우 조사대상 전학년에 걸쳐 그 시간이 길수록 성취도는 전반적으로 높아졌고 특히 수학 영어의 경우 두드러졌다. 그러나 국어 사회 과학 등은 일정 시간 이상 과외를 받을 경우 성적이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내려가는 경우도 발생했다. 또 공부를 잘하기를 바라는 부모보다 올바른 성품을 갖기를 원하는 부모가 자녀 성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초등생 국어과목의 경우 '올바른 성품을 갖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모의 자녀가 69.8점을 받아 '공부를 잘해라'(62.3점), '좋은 친구를 사귀어라'(61.8점), '운동을 잘해라'(51.3점) 등을 압도했다. 이밖에 부모의 학력이 높아질수록 평균 점수가 높았고 가정별로 보유한 책이 0∼10권인 초등학생의 국어 점수는 54.9점인데 비해 2백권 이상인 학생은 71.8점으로 장서 보유량과 학업성취도도 정비례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