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주식의 진짜 가치는 얼마나 될까.' 에버랜드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논란을 계기로 삼성생명 주식 평가 문제가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논란이 에버랜드가 갖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을 회계법인이 주당 45만원으로 평가한 데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생명 주식을 갖고 있는 다른 금융사들은 이 주식의 가격을 주당 27만∼35만원으로 산정하는 등 금융사별로 삼성생명의 주식 평가액은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사별 삼성생명의 주식 평가액은 주당 최고 8만원까지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은 지난 2003회계연도 결산에서 삼성생명의 주당 평가액을 35만원으로 산정했다.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의 총 주식수는 37만7천8백92주. 총 평가액은 약 1천3백22억원에 달한다. 이에 반해 한미은행의 경우 지난해 결산에서 삼성생명의 주당 가치를 27만원으로 산정했다. 산업은행과 주당 평가액 차이는 8만원, 에버랜드와의 평가액 차이는 무려 18만원에 달한다. 한미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수는 총 7만4천7백86주. 만약 한미은행이 산업은행과 동일한 산정가격을 적용했다면 한미은행의 자산총계는 약 60억원(8만원×7만4천7백86주) 늘어난다. 에버랜드와 동일한 평가액을 적용한다면 자산총계는 1백35억원 증가한다. 이 밖에 금융사 가운데 삼성생명 주식보유량(71만6천주)이 가장 많은 서울보증보험의 경우 삼성생명의 주당가치를 29만1천원으로 책정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경우 객관적인 주가산정이 어려워 회계장부에 평가액을 반영할 때 어려움을 겪는게 사실"이라며 "금융사별 회계왜곡을 막기 위해서라도 통일된 평가기준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에버랜드는 최근 공정위로부터 삼성생명 주식가액(1조7천3백77억원, 3백86만8천8백주, 주당 45만원)이 에버랜드 자산총액의 54.7%에 달해 금융지주회사 요건을 갖추게 됐다는 판정을 받았다. 현재 장외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삼성생명의 주당 가격은 24만원 선이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