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한솔제지신무림제지간 2파전이 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중질탄산칼슘 등 화학제품 제조업체인 태경산업신호제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회사는 지난 9일 신호제지 입찰제안서를 낸 4개사 중 강력한 경쟁자인 한솔제지와 신무림제지를 제치고 최고 가격을 써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제지업계에 따르면 태경산업은 신호제지 채권단이 공개매각하는 이 회사 주식 1천5백만주(지분 54%)에 대해 1천억원의 응찰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주당 6천6백67원에 이르는 것으로 주당 액면가 5천원보다 33.3%,현 시가(주당 4천2백55원,12일 종가 기준)보다는 57% 높은 가격이다. 태경산업 관계자는 "그동안 10년 넘게 제지업체에 제지코팅제를 공급해왔다"며 "이 같은 사업연관성을 고려할 때 신호제지를 인수할 경우 적지 않은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고 신호제지 인수전 참여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더라도 정확한 실사작업과 의견절충 등 여러가지 숙제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태경산업은 제강정련제,중질탄산칼슘,카바이드 제조와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등 기초무기화학에서 일반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송원그룹의 지주회사다.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백광소재 태경화학을 비롯해 남영전구 경인가스공업 남우화학 강서방송 태경유통 태경물산 등 자회사 8곳을 두고 있다. 태경산업은 계열사 전체매출이 약 2천2백억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인수합병에 적극 나서고 있는 업체다. 신호제지는 인쇄용지만 연산 50만t,기타 산업용지를 합칠 경우 제지의 연생산량이 66만t에 이른다. 지난해 매출 5천4백억원(6월 기준)에 달했다. 지난 98년 외환위기 때 경영난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갔으며 이번에 채권단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제지업계 일각에서는 태경산업의 인수전 참여배경에 대해 의혹을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순국 신호제지 전 회장이 서울대 상대 동문인 태경산업 김영환 회장과의 관계를 활용해 회사를 되찾으려 한다는 것. 태경산업은 이에 대해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태경산업 관계자는 "종이 코팅제 설비 국산화를 계기로 제지회사 인수가 사업연관성이 높다는 판단에서 인수전에 참여했다"며 "일부에서 나돌고 있는 소문은 논할 가치조치 없다"고 말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