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선대위원장 및 비례대표 사퇴가 선거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재 '정동영 효과'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는 크게 엇갈리고 있다. 열린우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과 결과적으로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동시에 나오고 있는 것이다. 우선 열린우리당에 긍정적 효과를 안겨줄 것이라는 측의 논거는 '위기감 조성=여권표 결집'이라는 등식에서 출발한다. "과반수는 물론 제1당도 흔들리는 상황"이라는 위기감의 표출이 열린우리당 지지세가 강한 젊은 층의 투표율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20대의 부동층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선거 막판에 흔들리고 있는 호남표심을 다시 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담겨있는 것 같다. 영남표심이 급격히 한나라당으로 기울고 있는 만큼 정 의장의 결심이 호남표 결집으로 이어질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내심 기대를 걸고 있는 대목이다. 정반대 분석도 나온다. 여당의 선대위원장이 내부갈등으로 인해 선거를 불과 이틀 앞두고 사퇴하는게 유권자에 불안한 이미지를 주고 선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정 의장의 사퇴가 차기 대권에서 멀어지는 것으로 비쳐질 경우 호남에서 감표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남의 표심도 돌리지 못하고 호남에서 손해를 보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실제 호남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측은 "정 의장이 영남세력에 의해 '팽'당한 것"이라는 점을 적극 부각시키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위기의식이 높아지면서 이완된 지지층의 결집과 투표율 상승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막판 선거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