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의 '일류상품' 숫자가 정부의 육성정책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3일 '세계 일류상품 변화 추이와 경쟁력 제고 방안'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일류상품 수는 지난해 말 현재 53개로 지난 94년 이후 35.3%(10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2001년 기준 일류상품 9백54개)의 18분의 1, 중국(7백53개)의 14분의 1,일본(3백18개)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수치로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중ㆍ일과 격차 더 벌어져 한국은 일류상품 개수가 1994년 82개에서 98년 64개, 2003년 53개 등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중국은 94년 3백83개에서 98년 4백82개, 2001년 7백53개 등으로 급속한 상승세를 보이는 등 한국과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일본도 94년 4백80개에서 98년 3백3개 등으로 줄곧 감소세를 기록했으나 2001년부터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조사됐다. ◆ D램반도체 등 대표상품 육성을 상의는 세계 일류상품을 늘리기 위해서는 국내 대표적 일류상품인 D램 반도체와 TFT-LCD 개발 성공사례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D램 반도체의 경우 최고경영자(CEO)의 과감한 도전정신과 전폭적인 투자, 국내 여건에 맞는 메모리 제품 선택 등이 성공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미국과 일본의 선진기술을 성공적으로 도입, 소화하고 고급 인력을 조기 확보함으로써 지난 98년 일본과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부상했으며 시장점유율도 93년 23.9%에서 2002년 45%로 급상승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TFT-LCD도 대규모 적자를 감수한 과감한 투자와 미개척 분야에 대한 도전으로 제품을 차별화시킴으로써 2001년 세계 시장의 41.3%를 점유, 대만과 일본을 따돌렸다고 풀이했다. 상의 관계자는 "현재 해외 로열티로 30억달러를 지급하고 있는 첨단기술을 국산화,세계 일류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디자인, 상품 기획, 브랜드 개발 등 소프트 경쟁력 향상을 위해 핵심 사업에 모든 자원과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