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은 미국 씨티그룹과 진행해온 이 회사 비메모리(시스템IC)부문 매각 협상을 중단하고 분사 후 전략적 제휴나 외자유치, 증시 상장 등을 통해 독자 생존시키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또 미국 유진 반도체(메모리)공장 매각 방침을 철회하는 한편 중국 장쑤성 우시에 총 투자 규모 2조원대의 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키로 하는 등 하이닉스 구조조정방안을 전면 수정키로 했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최근 제6차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의 경영정상화 방안 수정계획을 공식 안건으로 올려 오는 16일까지 서면결의 방식으로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카메라폰과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업계 등에서 반도체 수요량이 급증하고 있어 비메모리사업부문 가치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재평가해본 비메모리부문의 적정 매각가격은 1조원 이상으로 종전 추정가격의 두 배 이상에 달하고 있다"고 협상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씨티그룹은 인수가격을 5천억원 안팎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또 반도체 업황 호전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는 미국 유진공장 매각을 철회하는 방안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하이닉스는 이와 함께 미국 유럽연합(EU) 등의 상계관세에 대응하고 중국 등 전략시장에 생산기지를 확보할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우시에 해외 생산기지를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채권단은 "중국 현지 은행 등이 크레디트 라인 개설 등을 통해 10억달러 안팎을 대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며 "회사 자체 자금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막대한 시설 투자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중장기 생존을 위한 3백mm 웨이퍼 생산능력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적극 추진키로 했다"고 강조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