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대 국회의원 총선거(4.15)를 하루 앞두고 총선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14일 총선 결과가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업들의 실적과 이라크 사태의 향배가 향후 증시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총선 결과 `안갯속'..대응 미뤄야 증시에서는 과거 경험에 비춰 선거 결과가 단기적인 시장의 흐름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여당이 승리하건, 야당이 승리하건, 선거가 종료되면 선거에 앞서 증시에 부담을 주던 `경제 외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3월 대만의 총통 선거 이후 혼란기에 외국인들의 매수가 한국으로 쏠리며 한국과 대만에 대한 차별화가 진행된 점 등을 보면 정치적 현상과 증시가 무관하기만 한 것도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번 총선의 경우도 결과에 따라서는 다른 때보다 증시에 일정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선임연구원은 "이번 선거는 탄핵이라는 변수가 함께 걸려 있어 선거 후에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하고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사회적 관리 능력도 총선 이후 장세 흐름을 조망하는 주요관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성범 한양증권 연구원도 "이번 선거의 결과에 따라서는 국내 증시가 단기적인 충격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각 정당에 대한 지지도가 분산돼 향후 정국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해 적극적인 시장 대응은 선거 이후로 미룰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삼성전자 등 기업 실적과 이라크가 변수 총선 이후 증시는 선거 자체의 불확실성보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악화 일로를 치닫고 있는 이라크 상황이 방향타가 될 전망이다. 인텔이 이날(한국 시각 기준) 1.4분기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총선일인 15일 애플컴퓨터, 16일 삼성전자, 17일 노키아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이어지며 실적 장세가 지속될 지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텔은 1.4분기 실적 발표에서 PC시장의 계절적 영향으로 전분기에 비해 매출이다소 감소했지만 삼성전자의 경우는 기대치를 충족시킬 전망이며 2.4분기 영업 전망이 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또 이라크 상황이 전면전 양상으로 확대되면서 불안감이 총선 이후에도 국내 증시는 물론 세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증시는 이라크 사태가 계속 악화될 경우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인한 실물 경제의 타격이 여전히 악재로 남아 있다. 박석현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추가적인 고점 경신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국내 증시의 강세에 일정 부분 경계가 필요한 만큼 총선일 전후로 매수 시점을 미뤄두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기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총선 영향을 예상하지는 어렵지만 총선 이후이라크 관련 불안감 등에도 불구하고 기업 실적 호조와 해외 경기 회복세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국내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는 어느 정도 반영됐으며 수출 호조의 지속 여부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