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종 국제기구 대표 선거에서 한국 여성들이 잇달아 당선되면서 한국 여성 외교관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13일(현지시간) 실시된 유엔 인권소위원회 정위원 선거에서 정진성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50)가 최다 득표로 당선됐다.


정 위원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시카고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덕성여대 교수를 거쳐 지난 96년부터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해오고 있다.


정 위원은 국제노동기구(ILO) 분야에서 활동하며 강제노동과 아동노동 문제를 다뤄왔고,지난해부터는 유엔 인권보호증진소위 정위원을 맡기도 했다.


정 위원의 당선으로 인권소위 교체위원을 맡게 된 백지아 주 제네바대표부 참사관(41)은 외무고시 18회 출신으로 유엔 2등 서기관과 인권사회과장을 거친 외교부 내 대표적인 여성 국제기구 전문가다.


이에 앞서 이미연 주 제네바대표부 서기관(36)은 지난달 18일 한국 외교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세계무역기구(WTO) 공식기구인 금융서비스위원회 의장으로 선출됐다.


이 서기관은 외시 27회로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통상 2과와 세계무역기구과에서 근무했다.


강경화 주 유엔대표부 공사 참사관(49)도 지난해 3월26일 유엔 여성지위위원회 의장으로 선출돼 활동하고 있다.


강 공사는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매사추세츠대에서 언론학박사 학위를 받고 외교안보연구원 미주연구관, 장관 보좌관, 국제기구심의관 등을 거쳤다.


한국 여성들의 국제무대 진출은 최근 외시에 합격하는 여성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더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외시 여성 합격자는 78년 김경임 주 튀니지 대사가 처음 합격한 이래 90년대 중반까지 매회 1∼3명선에 불과했다.


그러나 90년대 후반 들어서는 여성이 합격자의 30∼50%를 차지할 정도로 급증, 2002년 제31회 외시 때는 전체 합격자 32명중 여성이 16명(50%)을 기록하기도 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