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과 상하이항이 동북아시아 최대의 컨테이너 항구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상하이항이 지난해 경쟁항구인 부산항을 제치고 동북아 최대 컨테이너 항구로 올라서자 부산항이 투자금액 5백30억달러가 들어가는 '부산 신항 프로젝트'를 발표, 1위 자리 탈환에 나섰다고 전했다. 부산 신항 프로젝트는 공공투자 및 민간투자 자금 5백30억달러를 들여 7년 안에 접안 선착장을 지금의 2배인 6마일로 늘리고 창고 시설은 4배로 늘린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상하이도 양산섬에 심해항을 새로 건설하는 등 부산항 확장계획 뺨칠 정도의 공사를 이미 시작, 동북아의 해상 물류 중심지가 되기 위한 두 항구의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항의 확장 공사와 관련, 무한대로 늘어나고 있는 물동량을 반영한 적절한 계획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일부 해상운송 전문가들은 시설 과잉을 우려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부산항은 1990년대 중국과 한국의 수출붐을 타고 눈부시게 성장했으며 특히 지난해 컨테이너 처리 물량 1천40만개의 40%가 중국 등에서 출발해 다른 나라로 가기 위해 환적된 물량이다. 부산 신항 프로젝트도 2011년까지 환적화물이 전체 화물의 44%까지 늘어난다는 전제 아래 만들어졌다. 이 신문은 그러나 한국해상연구소 관계자의 말을 인용, 중국을 통한 직접 운송이 늘어나면서 환적수요가 줄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 환적 화물 증가율은 2002년 32.1%에서 지난해 8.8%, 올 1~2월 1.2%로 둔화됐다고 전했다. 그동안 환적물량이 많았던 것은 처리 비용이 싸고 효율적인데다 한반도 남쪽이라는 지리적 장점 때문에 중국 일본은 물론 러시아 등에서 유럽이나 미국으로 화물을 실어나르기 위한 환적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