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식지 않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끝난 이후에도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꺾이지 않아 14일 현재 외국인 지분율은 60%에 육박한 상태다.


지난해 말보다 15%포인트 이상 늘어났다.


증권업계는 주총에서 SK㈜측 편을 들었던 우호세력들이 하나둘씩 지분을 털고 떠나는 지금 외국인 지분율이 급상승한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K㈜와 소버린 간의 경영권 분쟁이 또 다시 불거질 가능성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재료는 즉각 시장에 반영돼 최근 SK 주가는 다시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14일에는 약세장에도 불구, 3.26% 오른 4만7천5백원으로 마감하며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연초 주가 2만6천5백원을 기준으로 하면 79% 상승한 셈이다.



◆ 급증하는 외국인 지분율


SK㈜의 외국인 지분율은 연초만 해도 44%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던 것이 3월 주총 당시에는 55.4%로, 한달여가 지난 지금은 60% 수준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외국인들은 특히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이 끝난 뒤 더욱 매수의 고삐를 죄고 있다.


SK측의 주총 승리로 외국인이 대거 주식을 내다팔 것이란 예측과는 달리 주총 이후에도 단 이틀을 제외하곤 연일 순매수 행보를 보이고 있다.



◆ 줄줄이 떠나는 '백기사'


외국인 지분의 증가추세와는 달리 SK㈜의 경영권 방어에 '백기사' 역할을 했던 우호주주들은 주총 이후 지분을 줄이면서 잇따라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초 보유주식 2백22만여주(1.75%) 가운데 절반을 매각했다.


평균 매각 가격은 주당 4만4천1백46원으로 지난해 말 매입가(주당 2만9천4백50원)를 감안하면 1백60억원의 차익을 남긴 셈이다.


산업은행도 1월 이후 보유주식을 꾸준히 매각, 1.75%였던 지분이 0.87%로 줄었다.


하나은행은 아직 보유 지분(1.91%)을 처분하고 있지 않지만 향후 주가 움직임을 봐가며 매각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우호세력인 일본계 이토추상사도 보유주식 63만4천여주(0.5%) 가운데 절반정도를 최근 장내매도했다.



◆ 경영권 분쟁 재연 가능성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SK㈜ 지분구조 변화를 감안하면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은 아직도 진행중이라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소버린을 포함, 외국인 지분율은 60%에 육박한데 반해 SK측 우호지분율은 지난해 말 26.8%에서 14일 현재 24.18%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CLSA증권 등 외국계 증권사들은 소버린측이 향후 6개월내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임시주총을 열어 특별결의를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인 '지분율 67%'에 근접했다는 것이다.


LG투자증권 안정환 연구원은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이슈화될 경우 SK㈜ 주가는 기업의 내재가치에 따른 적정주가 4만5천∼5만원 수준을 뛰어넘어 또다시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