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몸사리기' 企銀 '공세' ‥ 은행 中企대출 1위자리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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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대출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이 대조적인 대출전략을 구사, 관심을 끌고 있다.
국민은행이 신규대출을 자제하는 대신 부실자산 정리에 치중하고 있는 반면 기업은행은 대출규모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안에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잔고가 국민은행을 앞지를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1년 11월말 합병 후 중소기업 대출시장에서 '부동의 1위자리'를 지켜 왔다.
◆ 4조6천억원 vs 5천억원 =기업은행은 지난 1년간 중소기업 대출잔고를 약 4조6천억원 늘렸다.
반면 국민은행의 지난 1년간 대출잔고 증가액은 약 5천억원에 그쳤다.
기업은행의 지난 3월말 현재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37조4천억원을 기록, 국민은행에 비해 1조5천억원 뒤져 있다.
하지만 최근의 추세라면 기업은행이 올해 안에 국민은행을 따라잡고 '중기대출 1위은행'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 기업은행은 공격대출, 국민은행은 자산교체
기업은행은 올해 중소기업 시설자금대출액을 전년보다 5천억원 증가한 4조원으로 책정했다.
대출기간도 기존 8년에서 15년으로 늘렸다.
특히 지난 3월 강권석 행장이 부임한 후 기업은행의 '대출확대'는 더욱 본격화되고 있다.
강 행장은 영세소상공인의 대출금을 1년간 원금상환 없이 일괄 연장해 주도록 했다.
또 내수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상공인 대출규모를 2조원으로 확대했다.
이밖에 세계일류 상품 인증기업에 대한 신용대출 지원한도를 최고 10억원으로 늘렸다.
이에 반해 국민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전략은 보수적이다.
국민은행 고위관계자는 "올 상반기까지는 부실자산을 건전자산으로 교체하는데 치중할 것"이라며 "당분간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 대출확대, 부작용은 없을까 ="지나친 대출확대는 부실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게 금융계의 지적이다.
기업은행의 경우 지난 2월말 현재 중소기업대출연체율이 2.78%를 기록, 작년말에 비해 0.96%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의 연체율은 0.57%포인트 상승했다.
"기업은행의 경우 대출드라이브를 걸다 보니 부실자산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는 게 금융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기업은행의 연체율 증가세가 아직까지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미래에셋의 한정태 연구원은 "기업은행의 경우 중소기업 평가 및 대출에 관한 축적된 노하우가 있는 만큼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