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건설교통부의 한~중 항공노선 배분 결과를 놓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양측은 건교부의 14일 결정에 대해 '밀실행정의 표본'이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맹비난하는 한편 행정소송까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특히 복수 취항이 허용된 인천~상하이, 인천~칭다오, 인천~톈진 노선 증편분 배분 결과에 대해 특정 항공사를 배려했다며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고수익 중국 노선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여온 두 항공사가 이번 결정을 놓고 강하게 반발함에 따라 갈등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건교부는 이번 복수 취항 노선 배분 결과는 '선(先)취항사 운수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증편 운수권을 후(後)취항사에 우선 배분한 뒤 나머지를 1 대 1로 균등 배분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건교부가 그동안 지침으로 활용해온 '국제항공 정책방향' 내 규정을 갑자기 바꿔 대한항공에 인천∼상하이 노선을 몰아줬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기존 지침은 복수 취항을 허용할 경우 후 취항 항공사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주 4회를 우선 배분하고 나머지를 적정 배분토록 돼 있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기존 규정대로라면 11회가 증편된 인천∼상하이 노선 중 7회만 대한항공에 배분할 수밖에 없는데 건교부가 경기를 앞두고 룰을 바꿨다"며 "이는 특정 항공사를 배려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아시아나는 인천∼칭다오 노선 증편분 7회를 자사가 모두 배분받은 것에 대해서도 기존 지침대로 해도 6회까지 배분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구색 맞추기용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숙원'이던 상하이 취항을 이룬 대한항공도 중국 노선을 포함한 전체를 놓고 보면 이번 배분도 아시아나에 유리하게 이뤄졌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전체 배분 횟수에서 아시아나가 32회로 우리보다 11회나 많다"면서 "언제까지 스스로의 노력보다 정부 지원에 기대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특히 신규 노선인 인천∼시엠립(캄보디아) 노선 2회를 모두 아시아나항공에 배분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베트남항공과 코드셰어(편명 공유) 등을 통해 노력해 왔는데 물거품이 됐다"고 말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경쟁환경 도입에 따라 승객들의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라며 "항공사들도 경쟁체제에 맞는 서비스를 확대하는데 주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후진ㆍ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