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금융회사간 결제 마비사태를 일으켰던 한국은행 전산망(BOK-WIRE)이 이번에는 국고채 조기상환 물량 입찰 과정에서 프로그램 오류로 낙찰 결과 발표가 지연되는 사태를 빚었다.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실시된 1조원 규모의 국고채 조기상환(바이백)을 위한 경쟁입찰중 프로그램 오류가 발생해 낙찰 작업이 지연됐다고 14일 밝혔다. 한은은 조기상환 대상 국고채 6건중 5건(8천8백억원)이 정상적으로 처리됐으나 나머지 1건(1천2백억원)은 응찰 기관에 물량을 배정하는 과정에서 전산 프로그램 오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낙찰이 완료되기 전 전산망이 낙찰작업을 종료시키는 오류가 발생해 이를 수정하면서 낙찰이 지연된 것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평소 입찰 당일 오후 3시께 발표하던 낙찰결과를 14일 오전 9시30분께 발표했다. 한은 관계자는 "프로그램을 점검하고 수정하는 작업이 13일 오후 10시30분께 완료돼 하루 늦게 낙찰 결과를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응찰에 나섰던 기관들은 낙찰결과를 확인하지 못해 14일 개장시 국채 투자전략을 세우지 못하는 등 자금 운용에 큰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일에는 한은 전산망이 멈춰서 은행 증권 투신 보험 등 금융회사간 전산 결제가 5시간 동안 완전 마비돼 금융회사들이 팩시밀리로 거래내역을 주고 받으며 수작업으로 처리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사고를 낸 전산망은 지난 94년12월부터 가동된 구형 시스템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