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다음은 파리.'
중국 노선 배분을 놓고 한 판 '혈전'을 치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이번엔 인천∼파리 노선의 복수취항 여부를 놓고 신경전에 돌입했다.
오는 21∼22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불 항공회담에서 대한항공이 독점하고 있는 이 노선의 복수취항 문제가 집중 논의될 예정이기 때문.
15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이번 한·불 항공회담에서 인천∼파리 노선 복수취항과 증편을 프랑스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건교부 관계자는 "일본과 중국도 각각 2개 항공사가 파리에 취항하고 있다"면서 "3년 전부터 프랑스측에 꾸준히 요구해왔지만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는 런던 프랑크푸르트와 더불어 항공사들엔 유럽의 3대 요충지로 꼽히는 도시.
따라서 이들 도시 취항은 수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항공회담을 앞두고 두 항공사는 "결과를 지켜볼 뿐"이라는 기본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속내는 사뭇 다르다.
대한항공은 아직까지 복수취항을 허용할 만큼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는 '시기상조론'을 내세우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연간 이용 승객이 40만명은 돼야 수익을 낼 수 있는데 아직은 여기에 못미치는 27만명 수준"이라며 "이 때문에 프랑스측에서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중국과 일본의 경우를 예로 들며 한국만 차별받고 있다는 '형평론'을 제기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도 각각 2개 항공사가 베이징∼파리와 도쿄∼파리를 나눠 운항하고 있다"면서 "복수취항 없이 증편만 이뤄지면 한 회사가 독점하는 구조가 더욱 굳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