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세이부그룹 창업후 최대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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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구단 세이부 라이온스,세이부철도,프린스호텔 등을 거느린 일본 세이부그룹이 창업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주총장 총회꾼에게 뇌물을 준 사실이 3월초 알려지면서 쓰쓰미 요시아키 회장(70)이 사임하는 사태로 번졌기 때문이다.
뇌물사건을 주도한 이쿠라 세이이치 전무(65)가 체포된 후 회사측은 상장기업인 세이부철도 사장의 감봉으로 사태를 마무리하려 했다.
하지만 비판 여론이 불거지자 지난 9일 사장 퇴임에 이어 14일 회장이 사임을 발표,진화에 나섰다.
창업 2세인 쓰쓰미 회장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회사를 운영해와 이번 사태로 세이부그룹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이부는 연 매출이 4천2백억엔(약 4조5천억원)에 달하는 대기업이지만,계열사 대부분이 비상장으로 실체가 베일에 싸여있다.
◆늑장대응으로 사태 악화=이쿠라 전무가 위장 토지거래를 통해 총회꾼에게 9천만엔의 뇌물을 줬다는 이유로 3월1일 체포되면서 사건이 시작됐다.
세이부는 9일 사장을 교체했으나,오너가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비난이 거세져 결국 쓰쓰미 회장은 14일 세이부철도 회장은 물론 일본관광산업단체연합회 회장 등 각종 대외 활동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세이부가 총회꾼에게 뇌물을 준 것은 회사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입증한다.
세이부는 고도성장기에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리조트골프장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 후 버블이 붕괴되자 큰 손실을 입었다.
◆1인 체제 타격 불가피=소비관련 사업이 많은 세이부는 이번 사건으로 신용도에 타격을 입어 피해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력사업인 호텔업은 외자기업의 잇따른 진출로 경쟁이 치열해지고,테마파크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강력한 1인 지배체제로 불투명하게 운영돼온 경영시스템에 대한 후유증도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사업 확대를 위해 일본올림픽위원회 명예회장,일본관광단체연합회 회장을 맡았던 회장의 대외 활동 중단으로 인한 피해도 적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