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에서도 기업인ㆍ경제관료 등 경제계 출신들의 원내입성이 줄을 이었다. 열린우리당에선 현대자동차 사장과 현대카드·캐피탈 회장을 지낸 이계안 후보(서울 동작을)가 대표적이다. 정치권엔 처음 발을 들였지만 30여년의 기업인 경력을 바탕으로 실물경제 전문가를 강조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덕분에 3선을 노리던 민주당 원내대표인 유용태 후보와 중앙대 교수 출신의 한나라당 김왕석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금배지'를 달았다. 경제관료 출신의 열린우리당 후보들도 줄줄이 '여의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진표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수원영통에서 한나라당 한현규 후보를 따돌렸다.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안병엽 후보(경기 화성)는 한나라당 강성구 후보와의 대결에서 승리했다. 역시 정보통신부에서 차관까지 올랐던 변재일 후보는 충북 청원에서 무난히 초선 등정에 성공했다. 한나라당에선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금융감독위원회 감사를 지낸 이종구 후보가 '신정치 1번지'로 떠오른 서울 강남갑에서 한나라당 깃발을 꽂았다.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동남회계법인 대표인 열린우리당 박철용 후보도 이 후보에 맞서 선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금호아시아나 고문을 지낸 김태환 후보는 경북 구미을에서 건설교통부 차관 출신의 열린우리당 추병직 후보를 꺾었다. 두 사람의 대결은 '기업인 대 경제관료'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경제기획원, 기획예산처 관료 출신으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을 역임한 최경환 후보(경북 경산ㆍ청도)는 참여정부의 첫 노동부장관을 지낸 열린우리당 권기홍 후보와의 맞대결에서 이겼다. 또 KDI(한국개발연구원)에서 연금ㆍ재정 전문가로 활약한 이혜훈 후보(서울 서초갑)도 한나라당의 '강남벨트'를 지키는데 한몫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