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ㆍ15] 정치개혁 · 세대교체 바람 '가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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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의 승리와 한나라당의 선전, 민주당ㆍ자민련 몰락으로 끝난 총선 결과는 향후 엄청난 정치적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여권이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잡게 돼 안정적인 국정운영의 토대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되며 여권이 기치로 내건 정치개혁과 세대교체 바람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원내 제1당이었던 한나라당은 제1야당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하는데 일단 성공한 반면 민주당과 자민련은 사실상 정치적 입지를 상실, 향후 진로도 불투명해졌다.
◆ 열린우리당 승리 의미
탄핵바람이 한나라당 박근혜 바람과 노풍(老風)을 압도했음을 의미한다.
선거전을 휩쓴 바람대결에서 승리한 것이다.
유권자가 원내 강력한 견제세력보다는 국정운영을 위한 강여(强與)에 힘을 실어줬다는 얘기다.
여소야대로 빚어진 대립과 갈등의 정치에서 탈피하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당초 여권이 구상했던 각종 개혁을 강력히 밀고가라는 주문도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돼 개혁바람이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구시대 유물로 여겨졌던 계보정치와 사랑방 정치, 금권정치가 퇴색하고 선수와 성,연령 파괴현상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는 양상이다.
실제 이번 총선 공천과정에서 중진들이 대거 탈락한데 이어 선거에서 중진들이 대거 낙선하고 40대의 젊은 인사들이 원내에 진출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노풍(老風)' 파동으로 선대위원장에서 밀려났던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이나 당초 기대치에 못미쳤다는 점에서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당내 노선투쟁이 불거질 개연성도 없지 않다.
노 대통령의 측근인 문성근씨와 명계남씨가 이미 '장기적 과제'라는 단서를 달아 이념을 고리로 한 여권의 분화를 주장했던 터다.
친노(親盧) 영남세력과 민주당파간의 주도권 다툼이 벌어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지원 없이 거둔 승리라는 점에서 대 정부관계에서도 상당한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당간에 긴장관계가 조성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 각당 진로
한나라당은 일단 당초 목표였던 개헌저지선을 확보하면서 제1야당의 입지를 다지는 데는 성공했지만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패해 사실상 영남당으로 전락하는 모양새가 됐다.
선거사령탑인 박근혜 대표는 일단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영남당 전락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박 대표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차기대권에도 일단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자민련 등과 정책공조를 모색, 여당과 정책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면 타개를 위해 군소정당과의 야권통합 움직임이 가시화될 개연성도 없지 않다.
국회의석 60여석으로 원내 제2당이었던 민주당은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한채 의석이 8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졸지에 군소정당으로 전락했다.
추미애 선대위원장마저 낙선한 마당에 향후 진로는 한마디로 안개속이다.
일각에서는 열린우리당과의 흡수통합얘기가 벌써부터 흘러나온다.
실제 당선된 이낙연 김효석 의원 등은 노 대통령과는 친분이 두터운 인사들이다.
자민련은 사실상 정치적 입지를 완전히 상실, 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일부 당선자가 당을 이탈하거나 타당과의 연합을 모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