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AFP, 교도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15일 한국의 17대 국회의원 총선 결과를 서울발로 긴급 보도했다. AP통신은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으로부터의 더 많은 독립과 북한과의 화해를 주장해 왔다고 지적하고, "한미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퍼시픽포럼이라는 하와이소재 연구기관을 인용, "대통령을 견제하는 보수 국회가 없는 상황에서 향후 한국의 정책 방향은 예측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BBC방송도 열린우리당의 선거 승리는 대북 화해와 미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원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에 힘이 실리는 것을 뜻한다고 보도했다. AFP 통신은 진보성향의 여당인 우리당이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할 것이 확실시 된다고 보도하면서 한국에서 처음으로 진보성향 의원들이 국회를 장악,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기다리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입지를 강화시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이번 총선이 탄핵소추를 당한 노무현 정권을 좌지우지할 중대 기로이자 재작년 대통령 선거에 이어 한국정치의 일대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전환점이라며 선거 과정에서 세대간 갈등 등 새로운 문제가 부상했지만, '탄핵 소추'는 역설적으로 노 대통령의 개혁추진을 위한 발판이 됐다고 평했다. 이 통신은 "노 대통령이 한국정치의 전환기를 이끌 것이 틀림없다"거나 "노 대통령이 계산한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지만 탄핵소추는 역설적으로 대통령이 주창해온 개혁을 크게 뒷받침하는 결과가 됐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인용해 전했다. 일본 지지통신도 한국의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태에 대한 국민의 판단이 이번 총선 최대의 초점이었다면서 "총선 결과를 존중해 국민의 심판에 맞는 정치적 결단을 내리겠다"는 노 대통령의 선거전 약속을 상기시켰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