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는 열린우리당이 승리한 것으로 나타나자 주식시장이나 한국 경제에는 좋은 뉴스라고 평가했다. 도이치 자산관리의 전무이면서 코리아 펀드를 운영하는 존 리(한국명 이정복)는 선거가 끝난 직후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노무현 정부의 개혁 프로그램이 계속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투자자로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한나라당이 승리했을 경우 현 정부와 개혁 정책을 놓고 충돌할 가능성이 있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그런 충돌은 경제에 불확실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노 대통령이 국민들의 인기를 구하려 하지 말고 소신있는 경제정책을 펼 것을 주문했다. 이 전무는 "개혁에는 고통이 따르고 일부 국민들은 실망할 수 있다"며 "인기에 영합해 우왕좌왕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당이 1당이 되더라도 주요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저항과 반발에 부닥칠 것이라며, 그럴 때마다 노 대통령이 불안하고 경험이 없다는 비난을 받을 소지가 있지만 역사의 평가를 받을 생각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무는 "노 정부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며 "지금은 개혁 정책을 실행에 옮길 때"라고 밝혔다. 선거 직후 주가 수준과 관련해서는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여서 우리당의 승리가 시장을 얼마나 밀어올릴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거 직후 주가가 오른다고 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노 대통령을 지지한다거나 선거 결과를 환영한다고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 전무는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됐을 때도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은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