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일할 56명의 국회의원들이 15일 탄생했다. 이번 총선에선 비례대표 정원이 16대보다 10명이나 늘어나 각 직능단체를 대표하는 다양한 인물들이 원내에 진입했다. 우선 정당지지율에서도 1위를 차지한 열린우리당은 관료ㆍ학계ㆍ노동계ㆍ여성계 등 출신별로 골고루 비례대표 의원을 배출했다. 관료 출신으론 김명자(환경부) 조성태(국방부) 정덕구(산업자원부) 후보 등 장관출신 3명이 '배지'를 달았다. 자치단체장 출신으론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혁규 상임중앙위원이 비례대표 당선권에 포함됐다. 이공계 우대정책의 일환으로 비례대표 순번 2번으로 영입된 홍창선 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도 '의원님'이란 호칭을 듣게 됐다. 여성계에선 이경숙 전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와 홍미영 전 인천시의원이 비례대표 의원으로 확정됐다. 박찬석 전 경북대 총장, 박명광 전 경희대 부총장, 강혜숙 청주대 무용과 교수, 이은영 한국외대 법대 교수 등 학계 출신 4명도 한꺼번에 비례대표 의원으로 뽑혔다. MBC 경제부장 출신인 박영선 선대위 대변인, 문화일보 정치부장을 지낸 민병두 선거기획단장 등은 언론인 출신으로 비례대표 의원진출에 성공했다. '세계농업관련NGO협의회' 회장으로 농민운동을 해온 박홍수 후보는 순번 20번을 받아 무난히 당선됐다. 평민당 당료 출신의 김현미 총선기획단 부단장과 김영주 총괄사무차장, 민주당 부산시지부장을 지낸 윤원호 중앙위원, 유승희 총괄조직실장 등 당직자들도 대거 등원했다. 한나라당의 경우 국내 첫 여성 경제학박사인 김애실 한국외대 교수를 비롯 박세일 선대위원장, 윤건영 연세대 교수, 박재완 성균관대 교수,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정책대학원 교수 등 학계출신들이 대거 포함됐다. 군 출신으론 황진하 예비역 중장이 있다. 여성 비례대표 의원으론 앵커 출신의 박찬숙씨, 송영선 전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센터소장, 전여옥 대변인, 이계경 여성신문사 명예회장, 나경원 변호사, 김영숙 전 서울 서래초등학교 교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민주노동당도 비례대표를 다수 배출했다. 심상정 전 금속노조 사무처장을 비롯 단병호 전 민주노총위원장, 이영순 전 울산 동구청장, 천영세 당 부대표 등이 비례대표로 발탁됐다. 민주당은 당초 기대와 달리 비례대표 성적이 좋지 못했다. 손봉숙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 이승희 대변인 등 상위순번 후보 일부만 간신히 진출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