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가 3조원 규모의 카드채 등을 되사들여 소각(바이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카드가 3조원 어치 카드채를 매입 소각하게 되면 연간 2천억원 정도의 이자비용이 감축돼 경영정상화가 빨라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16일 "삼성카드가 현재 보유 중인 3조원 규모의 현금으로 자사가 발행한 카드채와 기업어음(CP) 등을 되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카드 관계자도 "최근 삼성생명과 5조원 규모의 크레디트라인(긴급 자금지원협약)을 설정한 만큼 현금을 3조원이나 들고 있을 필요가 없어졌다"며 "회사채 등을 조기 매입해 차입금과 이자비용을 줄이는 것이 최선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현재 23조5천억원 가량의 부채(차입금)를 안고 있다. 차입 종류별로는 △카드채 12조7천억원 △자산유동화증권(ABS) 7조6천억원 △CP 1조1천억원 △은행 차입 등 기타 2조1천억원 등이다. 평균 조달금리는 연 6.6%로, 삼성카드가 지급해야할 이자는 연간 1조5천억원을 웃돈다. 하지만 카드채나 ABS 등을 3조원 어치 매입하게 되면 연간 2천억원 정도의 금융비용이 줄게 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다만 "채권 금융회사와의 협의에서 다소 이견이 있어 언제 어떤 방식으로 회사채를 매입 소각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투신사 등 채권 금융회사들은 삼성카드에 카드채 등을 비싸게 되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카드가 삼성생명과의 크레디트라인 개설로 인해 원리금 상환능력이 개선돼 서둘러 삼성카드측에 카드채 등을 되팔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삼성카드측은 경영정상화의 일환이므로 채권금융회사들이 현재 가격대로 팔아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채권 금융회사들과의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금감원의 중재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준동ㆍ최철규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