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20조원을 넘는다고 봐도 됩니까?" 16일 서울 태평로 삼성전자 기자실. '영업이익 4조89억원'이라는 놀라운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 IR담당 주우식 전무는 이같은 기자들의 질문에 "연간 이익 규모를 이 자리에서 예단할 수는 없지만 삼성전자의 실적이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는 점 만큼은 분명하다"고 답했다. 주 전무는 "반도체 LCD 휴대폰 디지털미디어 생활가전 등 모든 사업부문이 1분기에 흑자를 기록했고 2분기에도 역시 전 부문이 1분기보다 좋아질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계절적 수요에 힘입어 실적은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삼성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올해 내내 계속돼 내년 초 2004년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영업이익 20조원이라는 '꿈의 숫자'가 발표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얘기다. ◆ 어닝 서프라이즈 계속된다 삼성전자의 실적 성장세에 제동이 걸리지 않을 것이란 주 전무의 주장은 각 사업부문의 상황을 뜯어보면 더욱 설득력이 높아진다. 우선 D램 반도체는 마이크론 인피니언 등 경쟁업체들이 0.13마이크로미터(㎛)에서 0.11㎛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수율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이미 D램 생산량의 80%를 0.11㎛에서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주 전무는 이같은 요인들로 인해 삼성전자의 D램 경기가 올해 내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플래시메모리도 이달부터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일본 가전업체들이 신제품을 쏟아내면서 수요가 살아나 당분간 초과수요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다 안정적으로 공급량을 늘리면서 생산원가는 낮추고 있는 LCD와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휴대폰이 가세해 삼성전자의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주 전무는 "1분기 사업부문별 실적을 1백m 달리기에 비유하면 반도체 LCD 휴대폰 등은 10초 정도의 최고 속도로 달려왔다"며 "삼성전자는 계속해서 이같은 추세를 유지할 수 있는 충분한 체력과 최고의 컨디션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실적에서 나타난 이익 규모와 이익률은 전세계 제조업 중 최고 수준"이라며 "앞으로는 실적 발표에서 다른 업체와의 비교표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 황금의 포트폴리오 확보 최고 실적의 일등 공신은 역시 반도체(D램과 플래시메모리) LCD 휴대폰. 영업이익률에서 반도체가 43%, LCD가 35%, 정보통신이 26%를 기록해 '최고의 성적표'를 주도했다. 여기에 디지털미디어와 생활가전이 각각 6.5%와 7%의 영업이익률을 달성, 전체 영업이익률 27.8%라는 성과를 만들었다. 이같은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반도체 LCD 통신 등 전 사업부문이 흑자를 기록하는 '황금의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이는 반도체 경기변동과 IT시장의 상황 변화에도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확실한 부문별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흔들림 없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 힘을 더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동안 삼성전자의 3대 캐시카우(주요 수익원)인 반도체 LCD 휴대폰은 적절한 조화를 이뤄 매월 1조원 이상의 순익이라는 기록적인 실적을 주도했다. 이런 놀라운 숫자가 주는 충격이 작지 않은게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에다 지난 2분기 연속 적자였던 생활가전 부문까지 흑자로 전환, '어닝 서프라이즈'에 가세하면서 전 부문 흑자라는 견고한 사업구조를 확보했다는게 더욱 주목된다. 가전부문 흑자 전환은 올해 초 윤종용 부회장이 생활가전 총괄을 겸직하게 되면서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해온 데서 기인한 '윤종용 효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장경영ㆍ오상헌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