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할인소매업체인 월마트의 몸집키우기가 중대고비를 맞고 있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4월15일자) 커버스토리(How big can it grow)를 통해 월마트의 미국내 신규점포 개설이 어려워지고, 해외점포의 경우 채산성이 낮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불법고용, 성차별, 노동착취 등으로 수백건의 소송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월마트의 '덩치불리기' 전략에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 덩치키우기 전략 '주춤' =유통업계의 대명사격인 월마트는 지난해 2천5백60억달러어치의 물건을 팔아 3년 연속 '전세계 기업 중 매출 1위'라는 타이틀을 유지했다. 전세계 매장수는 지난해말 현재 4천9백여개로 업계 2위인 까르푸를 2배 이상(매장면적 기준) 따돌렸다. 미국인들은 10명 중 9명꼴로 1년에 한번 이상 월마트 매장에서 쇼핑을 하고, 전세계적으로 1주일에 1천만명 이상이 이 곳에 들른다. 월마트는 기본적으로 기존의 외형성장 전략을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올해중 국내외에서 4백여개의 점포를 신규 개설 혹은 이전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리 스콧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월마트의 미국내 소매판매비중이 8%에 불과하지만 다른 업종의 경우 지배력있는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30%에 달한다"며 외형키우기 전략을 고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점포확대 추세가 예전보다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 매출확대전략 성공여부는 불투명 =그동안 월마트가 급속히 성장한 것은 '최저가판매'와 '매장늘리기' 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저가전략은 유통업계에 충격을 몰고왔다. 경쟁업체들이 잇달아 '최저가'를 표방하면서 할인점의 마진율은 크게 떨어졌다. 공급업체들도 최저가 납품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월마트는 앞으로도 기존의 양대전략으로 경쟁업체를 따돌린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상황은 예전같지 않다는게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추가 가격인하를 노려 쇼핑을 서두르지 않는 등 '에브리데이 최저가' 전략이 한계에 왔다는 것이다. 공급업체들에 납품가격을 내리라고 요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신규점포 개설도 예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 월마트는 이달초 당국의 까다로운 허가를 피하기 위해 로스앤젤레스 교외지역에서 대형 매장 개설건을 놓고 주민투표를 실시했지만 60%의 반대에 부딪쳐 당초 추진안이 보류된 상태다. 저임금으로 이직률이 높은 것도 골칫거리다. 최근 수년간 이직률이 60%에서 44%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매년 60만여명을 신규 채용해야 하는 실정이다. 성차별, 불법고용자 채용, 노동착취 등 갖가지 명목의 소송에 시달리면서 월마트 경영진이 매출보다 법정싸움에 더 신경을 쓴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