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흡연은 폐를 열번 죽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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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는 반드시 끊어세요."
탤런트 이미경씨가 44세에 폐암으로 죽기 전 동료들에게 남긴 말이다.
코미디언 이주일씨에 이어 이미경씨까지 사망하면서 폐암에 대한 관심이 또다시 높아지고 있다.
특히 폐암을 일으키는 결정적 원인인 흡연에 대한 경각심이 일어나고 있다.
폐암은 발병 후 5년 안에 86%가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암 가운데 사망률 1위다.
미국에서는 해마다 폐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17만여명에 이른다.
한국에서도 해마다 1만명 이상이 폐암으로 숨지고 있다.
폐암의 증상과 치료법 등을 알아본다.
◆ 담배는 무조건 끊어야 =폐암은 폐에 생긴 악성 종양이다.
폐에 발생하는 암이지만 임파선 뇌 뼈 간 등으로 잘 퍼져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치료가 어렵다.
폐암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흡연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폐암에 걸릴 확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13배 정도 높다.
◆ 증상없이도 폐암 발견된다 =폐암의 가장 흔한 증상으로 기침을 꼽을 수 있다.
폐암 환자의 75%가 잦은 기침을 호소한다.
심할 경우 기침 때문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갈비뼈가 부러질 수도 있다.
피가 섞인 가래나 피를 토하는 것 역시 폐암의 중요한 증상이다.
간혹 숨쉬기가 곤란할 정도의 가슴 통증(흉통)을 느끼기도 한다.
암세포가 성대나 뇌로 퍼지면 구토나 간질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폐암 환자의 5∼15%는 전혀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암으로 판명되기도 한다.
이미경씨도 지난해 11월 모방송국의 사극 출연중 성대에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가 폐암 진단을 받았다.
◆ 치료하지 않으면 5∼6개월 내 사망 =폐암의 진행 속도는 매우 빠르다.
폐암으로 진단받고 치료하지 않으면 5∼6개월 후 사망한다.
'기침이 나고 피곤해 어느날 검사를 받았더니 폐암 말기로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판정을 받았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폐암의 경우 초기에는 증상이 없지만, 증상을 느끼게 되면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폐암은 크기가 1㎝는 돼야 가슴 X선 사진에서 발견될 수 있다.
그것도 암이 발견하기 좋은 위치에 있는 40%의 환자에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1년 전 가슴 X선 사진이 정상이었다고 해도 안심할 수 없다.
폐는 심장이나 대동맥 등 중요 장기와 가까이 있기 때문에 폐암의 크기가 작더라도 곧 말기로 진전되는 사례가 많다.
◆ 1, 2기 폐암은 수술로 완치 가능 =폐암은 암세포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 소세포(small cell) 폐암과 비소세포 폐암으로 구분된다.
소세포암은 자라는 속도가 빠르고 다른 장기로 전이가 잘 되며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가 효과적이다.
비소세포암은 대부분 수술을 하게 된다.
비소세포폐암은 1∼4기로 분류된다.
1기는 암의 크기와 위치가 수술 가능한 범위에 있고 임파선에 퍼져있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2기는 폐 내부의 임파선까지만 전이된 상태다.
일반적으로 초기인 1, 2기 폐암은 수술로 완치될 수 있다.
3기 중에서 전이 정도가 심하지 않은 3A기도 수술 결과는 그리 좋지 않지만 수술은 가능하다.
그러나 3B기와 4기는 말기 폐암으로 완치 가능성이 거의 없어 아예 수술을 할 수가 없다.
한국 전체 폐암 환자의 3분의 2가 3B와 4기에 해당된다.
암세포는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폐는 잘라낼 수 있는 범위가 한정돼 있다.
폐암 수술은 갈비뼈 사이를 벌려 암 부위와 암세포가 퍼질 수 있는 부분을 함께 절제한다.
보통 한쪽 폐의 3분의 1이나 절반 정도를 잘라내며 경우에 따라서는 한쪽 폐 전체를 잘라내기도 한다.
폐암 수술 후 1기 환자는 70∼80%가, 2기는 50%, 3A기는 30%가 각각 5년 이상 재발없이 지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암이 재발할 경우 남은 폐를 절제하거나 방사선 및 약물로 치료한다.
삼성서울병원 권오정 교수(호흡기 내과)는 "아직까지 검증이 충분하게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면역 요법이나 유전자 치료법 등도 소개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담배를 끊는 것이 폐암을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