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관심사였던 4ㆍ15 총선이 끝남에 따라 앞으로 재테크 시장에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전체적인 재테크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최대변수는 역시 총선 이후 우리 경기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우리 경기는 총선 결과와 관계없이 지난해 이후 호조를 보이고 있는 수출이 언제 내수로 연결되느냐가 관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한 일부 경제각료들은 이 아킬레스건만 해결된다면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은 6%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보는 시각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수출이 내수로 연결되느냐 하는 문제는 우리 경제의 역동성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과거 우리 경제구조는 수출이 다른 산업에 파급돼 민간소비로 연결되는 소위 허쉬만의 연관효과(linkage effect)가 높은 것이 강점으로 꼽혀 왔다.


불행히도 최근에는 이같은 연관효과가 많이 약화되고 있다.


이 점은 대외여건이 좋은 데도 불구하고 우리 경기가 따로 노는 차별화(de-coupling) 현상의 가장 큰 요인이기도 하다.


앞으로 정책당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이나 단기간에 쉽게 개선될 수 없는 구조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6%로 보는 것은 너무 낙관적이지 않느냐는 전망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경기적인 측면에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추가로 매입할 수 있는 재료를 제공해 주지 못하면 앞으로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둔화될 공산이 크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특히 이라크 전쟁 이후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매입했던 가장 큰 유인인 환차익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 나라 통화의 적정수준을 따지는 환율구조 모델과 수출채산성 모형 등을 통해 원화 가치의 적정수준을 산출해 보면 달러당 1천1백30원 정도가 나온다.


최근 환율이 1천1백50원 밑으로 떨어짐에 따라 추가적으로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소지가 환차익 면에서는 거의 없어진 셈이다.


최근처럼 환차익 소지가 줄어든 상황에서는 국내기업들의 실적발표가 끝나면 외국인들은 매도세로 돌아선 전례가 있다.


이달 들어 국내기업들은 1ㆍ4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어닝 시즌을 맞고 있으나 이 기간이 끝나면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잇달아 나오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동일한 맥락에서 일부 정책당국자와 증권회사를 중심으로 원화 환율의 하락세가 조만간 멈출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오히려 대외적으로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미 달러화 가치가 회복되고 있어 원화 환율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들의 시각이다.


시중자금의 부동화 현상은 총선이 끝난 이후에도 쉽게 풀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있는 계층을 중심으로 앞으로 정국의 방향과 우리 경제 앞날에 대해 불안감이 해소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 올 하반기 이후에는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


한편 총선 이후 부동산 시장은 정책당국의 부동산 투기의지에 따라 변화될 소지가 높아 보인다.


일단 여건만을 따진다면 시중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유입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주가상승과 원화 환율의 하락세가 마무리된다면 시중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들어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총선 이후 재테크 시장이 어떤 특정한 방향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수익률을 높이는 적극적인 전략보다는 지금 투자하고 있는 재테크 수단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소극적인 전략이 바람직한 방안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상춘 < 논설ㆍ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