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물리는 연극 '죽도록 달린다'(연출 서재형)를 오는 5월2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롱구지극장에서 공연한다. 삼총사와 달타냥의 모험담을 유쾌하게 그려낸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삼총사'를 바탕으로 한 연극이지만 줄거리는 재창작됐다. 왕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왕비가 추기경의 음모로 생명에 위협을 느끼자 달타냥을 유혹해 왕자를 낳고 왕을 살해한 뒤 자신의 아들을 권좌에 올리는 내용.원작과 달리 달타냥이 정치적인 계산으로 왕비의 유혹을 받아들이는 비정한 사람으로 그려진다. 작품을 쓴 작가 한아름씨는 "사랑과 우정에도 정치적인 계산이 필요한 시대에 진정한 삶의 가치에 대해 관객들과 함께 고민하고 싶었다"고 창작 동기를 설명했다. 활동 이미지극을 표방한 이 작품은 같은 장면들을 조금씩 다르게 서너차례 반복하면서 진행된다. 소리와 음악,움직임 등 연극의 모든 요소들을 독립적으로 관객에게 인식시키고 극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한 장치다. 또 극 중간에 출연 배우들의 '유쾌한 달리기'를 삽입해 권력욕과 욕망에 휩싸여 파국으로 치닫는 극의 내용과 대칭을 이루도록 했다. 타악그룹 '공명'의 박진감 넘치는 라이브 음악과 달리기 장면의 코믹한 안무도 보는 재미를 높여준다. 그러나 의상과 소품들의 정교함이 부족한 게 흠이다. 왕비 역의 홍성경씨를 비롯 김정석(왕/삼총사) 송희정(보나쉬) 이혁열(달타냥) 이승연(추기경/삼총사)씨 등이 출연한다. (02)765-54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