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금융社와 '짝짓기' 잰걸음 ‥ 국내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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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세계적인 외국 금융회사와 '짝짓기'(전략적 제휴)를 본격화하고 있다.
씨티은행의 한국시장 진출에 위기감을 느낀 국내 은행들은 세계적인 영업망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지분매각 등을 지렛대로 외국 금융사와 전략적 제휴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특히 당장 역량 강화가 시급한 자산운용과 프라이빗뱅킹(PB)분야에서는 전략적 제휴를 가시화하고 있다.
◆ 세계적인 파트너를 찾아라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세계적인 금융사와 포괄적 업무제휴를 추진 중이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씨티은행에 맞서기 위해선 씨티와 필적할 만한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갖춘 글로벌 은행과의 제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상호지분교환이나 자사주 지분매각(9.2%) 등을 통한 포괄적 제휴를 1개 외국은행과 추진 중"이라며 "늦어도 9월 이전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역시 보유 중인 자사주(10.04%)를 매개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세계적 금융사와 제휴를 모색 중이다.
하나은행은 당초 예금보험공사 지분(22.23%)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해외 금융사를 2대 주주로 끌어들이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3월 말까지 완전민영화가 예정돼 있는 우리금융지주도 정부지분 매각 과정에서 전략적 제휴 파트너를 찾을 계획이다.
황영기 회장은 "정부는 우리금융 보유 지분(86.8%)의 15∼20%를 오는 8월 이전에 매각하고 9∼10월에 추가 매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엔 ADR(주식예탁증서)도 포함돼 있으나 최대 발행한도(현재 15% 예정)를 감안하면 이 과정에서 전략적 파트너를 물색하겠다는 의지가 배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황 회장은 "정부의 잔여 지분에 대해선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섀도 보팅'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섀도 보팅이란 경영권에 대한 참여를 제한하기 위해 다른 주주들의 찬반비율에 따라 의결권을 중립적으로 행사하는 제도다.
◆ 자산운용분야 제휴 활발 =은행들은 이와 함께 자산운용과 PB분야에서 외국 금융사와 손을 잡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한투증권 및 대투증권이라는 초대형 매물이 등장, 제휴 경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한투ㆍ대투증권 인수전에서 JP모건체이스와 손을 잡았다.
하나은행은 골드만 삭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기업은행은 최근 프랑스의 종합금융그룹인 소시에테제네랄 은행의 자산운용 자회사와 제휴를 맺고 소형 투신사 또는 자산운용사를 인수, 설립키로 했다.
이 밖에 사모펀드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신한금융지주는 기존 제휴사인 BNP파리바와 전략적 제휴를 강화할 방침이다.
필요하면 PB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를 모색할 예정이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