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매매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 들어 내수 경기가 침체되면서 신차 판매는 회복되지 않고 중고차 판매는 더욱 늘고 있는 추세다. 중고차 거래 형태도 바뀌고 있다. 당사자간 직접 거래하는 비중은 감소하는 반면 경매장을 통한 중고차 거래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중고차 거래량은 외환위기가 터진 직후인 지난 98년 약 1백19만7천5백21대를 기록한 이후 매년 20% 정도 성장하며 신차 판매를 앞질렀다. 지난해에는 1백80만대를 기록,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들어서도 월간 거래실적이 약 14만대에 달하고 있어 신차시장 규모(약 10만대)를 훨씬 웃돌고 있다. 중고차 시장이 커지는 이유는 경제불황에 따라 중고차에 눈을 돌리는 알뜰소비성향이 뚜렷한 데다 국산차의 품질 수준이 크게 향상되면서 내구성도 함께 증가했기 때문이다. 중고차 매매의 불투명성을 제거하는 제도가 강화된 점도 시장 육성에 큰 도움이 됐다. 중고차 매매의 투명성이 강화된 것은 서울경매장 등과 같이 철저하게 시장기능에 의해 운영되는 경매방식이 도입된 데다 인터넷 중고매매가 활성화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중고차 매매시 성능점검기록부 첨부가 의무화되었고 카히스토리 웹사이트(www.carhistory.or.kr)에서 실시간으로 중고차의 사고이력정보(카 히스토리)를 확인할 수 있다. 중고차에 대한 수요가 이와 같이 빠른 속도로 성장함에 따라 중고차 매매방식도 다양해지고 패턴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중고차 매매는 보통 당사자 거래,업자와의 거래,경매장 매매 등 세 가지 거래 유형이 있는데 당사자간 거래 비중은 감소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경매를 통한 중고차 매매는 큰 폭으로 늘고 있다. 현재 중고차 경매는 대우 및 현대·기아자동차 등 메이커가 직접 운영하고 있어 신뢰도가 높은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대우차가 운영하는 서울경매장(www.saa.co.kr/031-288-8289)은 지난 2000년 5월에 개장한 이후 경매 규모가 큰 폭으로 신장해 매매 규모는 장안평 중고매매단지에서 거래되는 규모와 맞먹는 월 4천대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처럼 중고차 경매가 늘고 있는 것은 소비자가 중고차 품질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현상이다. 당사자간 거래는 가격과 품질을 객관적으로 신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매매(1백94건),차량정비(1백89건) 관련 피해구제상담은 각각 전년 대비 74.7%,43.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중고차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서울경매장 등 대규모 중고차 관련업체에서는 1년 2만km 무상보증수리를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