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choi@hyosung.com 지난 주에 중국 기업과 업무협의를 하기 위해 출장을 다녀왔다. 그 업체의 공장을 시찰하는 일정이 있어서 시 외곽에 있는 공단 지역을 방문했다.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다음 일정으로 옮겨가기 앞서 시 정부 관계자들이 찾아와 우리 일행에게 공단에 대해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요청해 그렇게 하기로 했다. 1백만평에 이르는 지역을 하이테크 산업단지,특히 소프트웨어와 첨단 바이오 산업단지로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한쪽은 새로운 단지를 확장해 나가고 있었고,기존 지역에는 이미 기업들이 입주해서 활동 중이었다. 입주 기업들 가운데는 우리가 잘 아는 미국 일본 독일의 회사들도 눈에 띄었다. 한국 기업도 3∼4개사가 입주해 있다고 했다. 단지를 둘러보는 내내 무거운 심정이었다. 이웃나라 중국에서 일어나는 경제 개발 활동이 부럽기도 하거니와,향후 한국 기업들에 부메랑으로 다가올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단지의 규모뿐만 아니라 각 프로젝트의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소프트웨어 개발센터를 원형의 건물로 건설 중이었다. 이 원형 건물은 직경이 수백m는 되고,건물의 가운데에는 근무자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하고 있었다. 건물이 완성되면 3만명의 엔지니어들이 근무할 예정이다. 그 옆에는 프로그램을 교육할 학교가 이미 개교,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한 학년이 3천명에 달하고 곧 5천명으로 증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시 정부의 전략은 이 분야의 특화를 통해 경쟁력을 갖추고 한국 일본의 소프트웨어 기업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설명을 들은 후 같이 간 기업인들은 "한국 기업은 이러다 다 망하겠다!"며 탄식했다. 또한 인상적인 것은 시 정부 관계자들의 열정이었다. 우리들에게 체계적으로 단지 현황과 계획,투자 혜택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줬다. 한국 기업인들을 위해서 한국말이 가능한 조선족을 시 정부에서 채용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모든 구성원들이 경제개발이라는 대의 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중국은 이렇게 무섭게 우리를 추격해 오고 있는데,우리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참으로 반성하는 자세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