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PGA투어에서 최종일 가장 큰 타수차로 역전에 성공한 선수는 누구일까. 지난 99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한 폴 로리(영국)로 무려 선두와 10타의 열세를 극복하고 정상에 선 적이 있다. 19일(한국시간)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튼헤드아일랜드의 하버타운GC(파71)에서 끝난 MCI헤리티지(총상금 4백80만달러)에서는 그보다 1타 뒤진 9타차의 역전승을 거둔 선수가 나왔다. 주인공은 키 1백90cm의 '장신 골퍼' 스튜어트 싱크(31·미국)다. 싱크는 3라운드까지 선두에 9타 뒤진 공동 22위였으나 최종일 공동선두가 된 뒤 연장 다섯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끝에 우승컵을 안았다. 싱크는 대회 최종일 마지막조보다 2시간 앞서 플레이를 시작할 정도로 우승권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그가 데일리베스트인 7언더파 64타(이글1 버디6 보기1)를 기록하면서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이 오르자 역전우승의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싱크는 합계 10언더파 2백74타로 경기를 마친채 '혹시나' 하고 연장전에 대비했다. 반면 테드 퍼디(30·미국)는 3라운드까지 2위권에 4타나 앞서며 투어 첫승을 바라보았었다. 하지만 너무 긴장한 탓이었는가. 최종일 2오버파로 뒷걸음질치면서 싱크에게 연장승부의 기회를 헌납하고 말았다. 18-16-17-18번홀에서 차례로 치러진 연장전에서 두 선수는 파행진을 벌이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연장 다섯번째홀 무대는 16번홀(파4). 싱크가 벙커샷을 그린에 올려 1.8m 버디퍼트를 성공한 반면 퍼디는 파에 그치면서 기나긴 승부가 가름났다. 싱크의 우승은 지난 97년 투어입문 후 통산 3승째다. 또 2000년 이 대회 우승 이후 4년만의 정상탈환이다. 우승상금 86만4천달러(약 10억원)를 챙긴 싱크는 미 투어에서 통산 상금 1천만달러를 돌파한 38번째 선수가 됐다. 한편 나상욱(21·코오롱엘로드)은 뒷심 부족으로 '톱10'에 들어가지 못했다. 나상욱은 최종일 2오버파(버디2,보기4)를 쳐 4라운드 합계 4언더파 2백80타로 공동 11위를 차지했다. 나상욱은 지난달 혼다클래식 공동 4위에 이어 올들어 두번째로 좋은 성적을 올려 투어에서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알렸고 상금도 10만1천7백60달러(약 1억2천만원)나 받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