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2:35
수정2006.04.02 02:37
갓 출범한 스페인 신정권은 이라크에서의 병력철수를 당초 예정한 6월 말보다 훨씬 빠른 시일내 단행하기로 했다.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신임 총리는 18일 취임회견에서 "이라크 주둔 병력이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고국에 돌아오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국방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사파테로 총리는 "최근 정보로 볼 때 유엔이 스페인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킬 결의안을 채택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가장 안전하고 짧은 시간 안에 군대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사파테로 총리는 그러나 "이라크의 안정과 민주화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비군사 분야의 재건지원은 계속할 것임을 강조했다.
앞서 사파테로 총리는 이라크 주권이양 시한인 오는 6월30일까지 유엔이 이라크에서 정치·군사적 통제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면 자국 병력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스페인은 현재 이라크 내에 6번째로 많은 1천3백명의 병력을 파견하고 있다.
이와 관련,이집트 외무부는 이날 스페인 외무장관이 "15일 이내"에 이라크 병력을 철수할 계획을 확인했다고 밝혔으나 곧 "15일 이내" 부분을 취소했다.
이라크 과격 시아파 지도자인 무크타다 알 사드르는 스페인의 조기철군 방침을 환영하며 자신의 무장조직인 마흐디여단에 대해 스페인군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도록 지시했다고 그의 대변인이 19일 밝혔다.
카이스 알 하자알리 대변인은 이와 함께 연합군의 일원으로 이라크에 파병한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도 스페인의 뒤를 이어 병력을 철수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최근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자국민 인질 한 명이 살해당한 이탈리아에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 68%가 '이라크에서 병력을 철수해야 한다'고 응답,정부에 대한 철군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신정권의 이라크 병력 조기철수 결정은 미국 정계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존 워너 상원 군사위원장(공화당)은 "스페인의 결정이 다른 파병국에 철군 압력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파병국과의 결속을 다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