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들이 1분기 실적발표 시즌인 요즘 올해 전체 매출과 이익 전망치를 잇따라 공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달 들어 올해 연간실적 예상자료를 공개한 곳은 모두 9곳. 이들은 예외없이 지난해보다 올해 실적이 훨씬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형이 2천%나 신장될 것이라고 주장한 업체도 있다. 기업들이 직접 제시하는 올해 실적전망치는 기업체의 자신감과 잠재적 능력을 투자자에게 알려주는 자료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전망치와 실제 실적이 크게 차이가 나더라도 별다른 제재가 가해지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투자자를 현혹시키는 장밋빛 지표'라고 지적하고 있다. 나라엠앤디는 최근 공시를 통해 올해 매출 5백20억원에 영업이익 56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91%나 증가한 규모다. 회사측은 "미국 유럽 등 해외 우량거래처 비중이 확대되고 부품사업 가동률과 불량률이 개선돼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티티텔레콤 크린앤사이언스 등도 지난해보다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예상실적을 내놨다. 케이티티텔레콤은 지난해보다 20배가량 높은 7백억원의 매출을 올려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진행중인 셀레콤과의 합병이 매출확대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크린앤사이언스도 매출·영업이익 증가율을 각각 14.9%, 1백57%로 제시했다. 증권업계는 해당 기업이 내놓는 실적전망이 선취매 기회를 준다는 데는 대체로 동의한다. 동양증권 이현주 연구원은 "실적 전망이 의무사항이 아닌 만큼 이를 발표하는 기업들은 그만큼 자신있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하지만 코스닥업체들은 거래소기업에 비해 예상치와 실제 실적간 오차가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시장 지배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탓에 업황이나 매출여건 변화에 따라 실적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지적이다. 대신증권 이동우 연구원은 "코스닥기업이 내놓는 전망치가 과거 실적보다 낮은 경우는 극히 적다"며 "업황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거나 미확정 계약과 M&A 등을 실전호전의 근거로 내세우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작년 예상치를 내놓았던 코스닥 간판기업 중 상당수가 실적과 큰 차이를 보였다"며 "그대로 방치할 경우 코스닥 시장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