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부품을 공급하는 코스닥기업들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1분기에 "기록적인" 실적을 나타낸 삼성전자가 2분기에도 두드러진 실적호전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코스닥시장에서 17일째 "사자"를 지속하고 있는 외국인도 삼성전자 관련주에 변함없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19일 코스닥시장에서 반도체용 열처리장비와 액정표시장치(LCD)용 액정주입기(ODF)를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코닉시스템의 주가는 가격제한폭인 1만3천7백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갈아 치웠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가 신규라인 투자를 본격화함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좋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에 프로젝션 TV와 카메라폰용 렌즈를 공급하는 세코닉스 주가도 이날 10% 이상 급등했다. 프린터부품 납품업체인 백산OPC는 7.9%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피에스케이 국제엘렉트릭코리아 파인디앤씨 상화마이크로 네패스 유일전자 인탑스 등 다른 삼성전자 관련주도 일제히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유일전자 세코닉스 등 휴대폰부품주를 대거 순매수했다. 이들 기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2~3분기에도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임홍빈 삼성증권 테크팀장은 "삼성전자의 올해 설비투자 금액은 당초 계획한 7조9천2백억원보다 많은 9조원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제품의 마진이 좋기 때문에 부품업체에 대한 납품가격 인하 압력도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분기에도 중소형 정보기술(IT) 종목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전략이 좋다"고 예상했다. 실제 SK증권과 각 부품업체들의 납품계획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반도체 LCD 휴대폰 부문의 성장세는 2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됐다. 메모리 반도체는 2분기 매출액이 1분기보다 7.6% 늘어난 3조4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10.4인치 이상의 대형 LCD 판매량도 1분기의 7백30만대에서 2분기에는 8백만대로 9.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휴대폰 판매대수는 2천9만대에서 2천4백만대로 19.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전우종 SK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삼성전자의 뛰어난 제품 경쟁력과 마케팅 능력에 힘입어 비수기로 꼽히는 2분기에도 반도체와 LCD, 휴대폰의 판매는 호조세"라며 "적어도 3분기까지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품업체들의 기술력과 시장지배력도 삼성전자와의 '동반성장'을 가능케 하는 요인이다. 삼성전자 휴대폰 키패드의 60% 이상을 생산하는 유일전자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국제엘렉트릭코리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디퓨전 퍼니스(Diffusion Furnace)와 저압 화학기상증착장치(LP-CVD)를 만드는 업체다. 대진디엠피도 카트리지에 들어가는 부품 두 종류를 삼성전자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