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거나 기관투자가 등에 매각해 물량부담을 줄이고 있는 기업을 주목해볼 만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대한투자증권은 19일 실적이 양호한 우량주 중에서 적극적인 자사주 정책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는 종목들을 중심으로 한 투자전략을 고려해볼 시기라고 밝혔다. 임세찬 대투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은 유통물량을 감소시켜 주당순이익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면서 "최근 기업들이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기관이나 외국계 투자회사와 같은 안정적인 매수자에게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자사주를 소각 또는 매각하고 있는 종목들은 대체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거나 추가 상승이 전망되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내년 주주총회 전까지 27.2%에 달하는 자사주를 지속적으로 소각할 것이라고 밝힌 코오롱건설은 공시 이후 32.4%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6일까지 60만주를 매입한데 이어 앞으로 총 1천2백50만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할 방침인 기아자동차는 공시일 이후 16일까지 주가상승률이 0.86%에 불과하지만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임 연구원은 평가했다. 또 장내매도가 아니라 블록세일과 같이 시장에 부담을 덜 주는 방식으로 자사주를 매각한 기업들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금호산업의 경우 지난 2월 2백90만주의 자사주를 외국계 펀드에 매각하면서 매각일부터 현재까지의 주가상승률이 1백9.6%에 이르고 있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자사주 매각물량은 소각과 달리 언제든지 시장에 나올 수 있지만 기관투자가 등 안정적인 매수처가 확보된 경우에는 퇴장효과가 생겨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