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이 4ㆍ15 총선에서 한국노총을 지지기반으로 한 녹색사민당이 참패한 책임을 지고 19일 공식 사퇴했다. 이 위원장을 비롯한 한국노총 지도부가 이날 총사퇴함으로써 새 지도부 선출과 향후 노동운동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녹색사민당이 정당투표에서 2%를 득표하지 못하면 물러나기로 약속한 만큼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한국노총은 기존 운동방식과 행태에서 과감히 벗어나 환골탈태할 때 조합원과 국민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제 조합원과 함께 하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지도부 사퇴에 따른 공백과 혼란을 줄이기 위해 산하 27개 회원조합 대표자회의를 개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향후 비대위의 역할과 후임 위원장 선거 일정 등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이번 노총 지도부의 사퇴가 단순히 지도부 교체나 조직의 분위기 쇄신차원에만 머무르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노동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위원장 등의 사퇴가 겉으로는 노총을 지지기반으로 삼은 녹색사민당의 총선완패에 따른 책임 성격이 짙지만 내부 조합원들 사이에 팽배해 있는 불신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금까지 제몫찾기를 자제하며 합리적인 노동운동을 해봐야 얻은게 별로 없고 오히려 조직의 존립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에서 노선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한국노총은 지금까지의 온건노선에서 탈피, 민주노총과 선명성 경쟁을 위해 목소리를 더욱 높일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노총이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며 합리적 운동노선을 걸어온 만큼 갑작스럽게 강경노선으로 급선회하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도 많다. 한편 향후 한국노총을 이끌 차기 위원장으로는 개혁성향의 이용득 금융노련위원장과 강성천 자동차노련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