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금융사 CB 공동설립 추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국민은행 우리금융 LG카드 삼성카드,서울보증보험 등 5개 대형 금융사가 크레디트뷰로(CB, 개인신용평가회사) 공동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들 '공동 CB사' 추진 주체들은 주로 이헌재 부총리와 가까운 인물들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기존 신용정보사업자들은 "중복투자일 뿐 아니라 신용정보 이용자(금융사)가 스스로 CB사업자가 되는 모순이 있다"며 크게 반발, 귀추가 주목된다.
◆ '이헌재 CB' 설립되나 =금융계 관계자는 19일 "박해춘 LG카드사장, 정기홍 서울보증보험사장, 황영기 우리금융회장, 김정태 국민은행장, 유석렬 삼성카드사장 등이 최근 각사 고객의 불량(연체)정보는 물론 우량정보까지 교환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조만간 CB 설립 사무국을 만들고 5개사가 공동으로 지분 투자할 방침"이라며 "우선 5개사가 주축이 돼 설립하겠지만 다른 금융사의 참여도 유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계에서는 공동 CB 설립에 합의한 각사 CEO(최고경영자)중 박 사장, 정 사장, 황 회장 등은 이헌재 사단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국민은행에서 CB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최범수 사무국장도 이헌재 부총리가 아끼는 인물이다.
더욱이 이 부총리가 평소 '선진 CB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이번 공동 CB사 설립에 이 부총리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 왜 설립하나 =5개 대형 금융사가 신규 CB사를 설립키로 결정한 배경에는 '기존 CB사에 대한 불신감'이 깔려 있다.
LG카드 관계자는 "기존 CB로는 효율적인 신용평가가 어렵다고 판단, 영향력 있는 금융사들이 뭉치게 됐다"며 "금융사들이 주도적으로 CB사를 설립해야 제대로 된 신용정보를 가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계는 비록 CB 참여사는 5개에 불과하지만 각 회사의 고객수를 감안할 때 '공동 CB사'의 영향력은 막강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기존 CB사 반발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한국신용정보, 한국신용평가정보 등 기존 CB사업자들에게 금융사들의 자체적인 CB 설립에 대한 의견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기존 CB사업자들은 "금융사의 자체적인 CB 설립은 중복투자일 뿐더러 신용정보 관리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한신정 한신평정 등은 지난 2년간 CB사업을 준비하면서 각각 1백70억원, 2백억원을 투자했다.
신용정보사 관계자는 "신용정보 이용자(금융사)가 CB사업자가 된 경우는 세계 어느 곳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
-------------------------------------------------------------------------
< 용어설명 >
크레디트뷰로(CB) =신용카드의 연체유무와 같은 단순 정보는 물론 신용카드의 사용내역 은행 대출이력 등 금융소비자들의 각종 거래정보를 통합 관리함으로써 개인신용도를 정확하고 세밀하게 평가하는 시스템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