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청정기업체인 인터퓨어의 매출은 지난 2002년 3억5천만원에서 지난해 13억원대로 4배가량 급증했다. 이처럼 매출이 증가한 데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그 중 하나가 디자인변경이었다. 이 회사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하던 기존 공기청정기는 딱딱한 직사각형 모양에 특색없는 제품이었다. 그러나 재작년 자사브랜드를 개발하면서 가장 최우선으로 고려한 것은 다름아닌 디자인. 조개 모양을 본떠 미술작품을 연상시키는 신제품 '하이비'는 탁상용과 벽걸이 겸용 공기청정기로 인테리어 소품으로 쓰기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게다가 티타늄이라는 신소재를 도입하고 먼지를 흡착하는 집진판을 쉽게 꺼낼 수 있도록 버튼을 다는 등 기능성도 갖추자 국내 소비자들은 물론 러시아 중국 동남아 등지의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총 3천만원이 소요된 디자인비용은 한국디자인진흥원(KIDP·원장 김철호)에서 절반가량 지원받았다. KIDP는 19일 49개 중소기업의 '2004 석세스디자인상품'을 발표했다. 기술력은 있지만 재정적 여력이 없어 디자인개발에 적극 나서지 못했던 중소기업들이 디자인진흥원의 디자인혁신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해 성공적인 디자인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이들 제품 가운데는 발로 흔들어 추진력을 얻는 제품으로 역동적인 디자인을 채택한 스케이트보드(데코리), 달팽이를 연상시키는 미래지향적인 외형과 인체공학적 설계로 인기를 얻은 블루투스 무선헤드세트(오토전자) 등이 있다. KIDP 관계자는 "이들 업체들은 제품당 평균 2천6백만원의 디자인개발비용을 투자해 약 46억원의 매출상승 효과를 거뒀다"며 "디자인 개선 이후 수출은 2.5배 늘었다"고 설명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