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및 일괄매각 등을 통해 물량부담을 줄이는 소위 '슬림화 종목'에 관심을 가질만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삼성테크윈 기아차 등 자사주 소각재료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종목은 주식가치 상승으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대한투자증권 임세찬 연구원은 19일 "실적이 좋은 우량주 중에서 적극적인 자사주 정책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는 종목들을 중심으로 투자전략을 짤 경우 안정된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아자동차 삼성테크윈 동양기전 하나은행 등 자사주 소각 및 매각이 진행 중이거나 완료됐는데도 주가상승률이 미미한 종목을 투자대상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16일까지 60만주를 매입한 데 이어 앞으로 9주동안 총 1천2백50만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이번 자사주 소각은 EPS(주당순이익)를 종전보다 34원(1.7%) 늘리는 효과를 갖는다. 지난달 23일 공시 후 주가상승률이 0.86%에 불과하다는 점도 투자매력을 높이는 부분이다. 삼성테크윈은 지난 1월부터 9.9%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소각하고도 주가는 오히려 13.8%나 떨어져 향후 상승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됐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말 5백만주의 자사주를 소각했지만 주가는 공시 이후 오히려 0.4% 하락했다. 이승주 우리증권 연구위원은 "물량부담으로 작용해왔던 4천2백만주의 정부보유 지분이 지난 16일 국내외 기관투자가에 매각된데다 10.4%의 나머지 자사주도 전략적 제휴자에게 블록으로 넘길 것을 회사측이 고려하고 있어 주가가 상승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적정주가 3만1천원을 제시했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자사주 소각보다는 효과가 덜하지만 기관투자가들과 같이 안정적인 매수처가 확보된 경우 물량퇴장효과가 수반돼 수급상의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동양기전은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6일 자사주 3백50만주를 기관투자가에 매각했지만 주가상승률은 8.35%에 그쳤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