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겸 당총서기 간의 첫 정상회담 내용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위원장은 미국과 북한을 오가며 중재자 역할을 해온 중국의 입지를 살려주기 위해 북핵 문제의 조기 해결에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대신 중국으로부터 대북 에너지 지원을 비롯해 신의주 특구 개발 등 개혁개방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 중국식 개혁개방 '탐구' =김 위원장은 이번 회담에서도 중국식 개혁개방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01년 1월 상하이 방문시 "상하이가 천지개벽했다"고 평가한 뒤 홍콩식 개방모델을 본떠 신의주 특구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중국 당국이 양빈 신의주 특구 초대장관을 구속하면서 중단된 중국식 개혁개방 사업에 중국이 적극 지지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중국이 올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동북3성 개조사업과 연계해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신의주특구 개발에 버금가는 개혁개방 관련 중대조치를 곧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북한은 이미 동북3성의 대표적인 개혁개방 도시인 선양과 다롄에 사전답사단을 보냈으며 김 위원장도 이번 귀국 길에 선양 등을 방문, 경제개발 현황을 둘러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장기적인 개혁개방 정책과는 별도로 에너지 및 식량부족 해결을 위한 대북 경제지원을 요청했으며, 후 주석도 우방국으로서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 북핵 해법 돌파구 모색 =김 위원장과 후 주석은 6월말 이전에 3차 6자회담을 갖기로 한 일정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이를 위해 실무회담 조기 개최에 힘쓰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북핵문제를 북한의 개혁개방 및 한반도 정세안정을 해치는 최대 걸림돌로 보고 조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는 것. 김 위원장은 완전한 선(先) 핵폐기 주장을 고집하는 미국에 '핵동결과 안전보장'이라는 동시해결 원칙을 더욱 강하게 설득해줄 것을 후 주석에게 주문했고, 후 주석은 북한의 안전우려 해소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