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용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좌교수(64)는 1970년대 초부터 줄곧 후학 양성에 전념하며 척박했던 국내 과학기술 분야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72년 귀국 후 KAIST 재료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당시 걸음마 단계에 있던 KAIST를 국내 간판 이공계 대학으로 발돋움시키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원로 과학자로서 그동안 쌓아온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윤 교수는 일찍이 외국에서 활동한 부모님을 따라 고등학교 2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갔다. 사회에 기여하는 데는 이공계가 낫다던 부친의 권유에 따라 MIT 물리학과에 입학했으며 졸업 후 하버드대로 옮겨 응용물리학(재료공학) 박사 학위를 땄다. 이후 하버드대 조교, 웨인주립대 교수 등을 지내다 72년 귀국해 KAIST 재료공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는 재료공학이라는 분야 자체가 생소했던 터라 윤 교수는 이 분야의 연구 및 교육 기반을 밑바닥부터 닦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학 양성과 함께 왕성한 연구활동을 펼쳐 90년에는 당시 과학기술처에서 주는 연구개발상을 받았으며 95년에는 호암상 공학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윤 교수는 이어 95년 부터 98년까지 KAIST 제9대 원장을 지내며 KAIST를 세계 10위권 이공계 대학으로 육성한다는 비전을 확립하기도 했다. 그는 2002년 석좌교수로 물러난 후에도 줄곧 후학 양성과 KAIST의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윤 교수는 "무엇보다도 많은 일을 같이 한 제자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며 "그동안 KAIST의 훌륭한 연구 여건을 만들어 준 정부와 국민들에게도 감사한다"고 말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 ------------------------------------------------------------------------- [ 약력 ] △1962년 미국 MIT 물리학과 졸업 △1967년 미국 하버드대 재료공학 박사 △1970∼1971년 미국 웨인주립대 조교수 △1972∼2002년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1995∼1998년 한국과학기술원 원장 △2002년∼현재 한국과학기술원 석좌교수 △국민훈장 동백장, 호암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