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과 기행의 작가 이외수(58)에게 붙어다니는 호칭은 '이 시대의 천재''광인''시를 쓰는 거지' 등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많은 독자들이 그의 글을 즐겨 읽는 것은 그가 천재이거나 기인이어서가 아니다. 보통 사람들은 발견하기 힘든 방법으로 얻은 깨달음의 산물들을 독자들에게 가감없이 전달하기 때문이다. 이씨가 최근 내놓은 산문집 '이외수가 전하는 마음의 열쇠,뼈'(동방미디어)에서도 이런 그의 면모를 잘 볼 수 있다. 책은 모두 11개의 장과 작가가 직접 그린 삽화로 구성돼 있다. 파격의 작가답지 않게 그가 독자들을 향해 던지는 메시지는 의외로 소박하고 담백하다. 작가는 인간이 행복해질 수 있는 열쇠를 사랑이라고 단언한다. 사랑보다 아름다운 말은 없으며 아주 작은 사랑이 쌓이고 쌓여 큰 사랑으로 변하면 닫힌 문을 여는 열쇠가 된다고 얘기한다.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한때 나는 가난하다는 이유 하나로 별 시답잖은 동포들한테까지도 동포 취급을 받지 못하고 살아왔었다. 그 시절 내 곁에 있었던 것들-비듬,땟국물,이,얼룩,배고픔,창녀의 빈 방 따위들과 함께 살아왔었다…그 시절에 나는 알아냈었다. 사람들이 멀리하는 것들도 막상 가까이 곁에 두고 있으면 외로움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는 사랑스러워진다는 사실을.더럽다는 것은 더럽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마음에 비하면 기실 별로 더럽지 않다는 것을.'('징그럽다,사랑스럽다' 중) 자신의 직업인 소설가에 대해 이씨는 "목마름과 외로움,배고픔과 추위,절망과 고통이 뒤엉켜 있는 가시밭길을 헤치고 서른 살에 비로소 얻었지만 하등의 불만이 없다"며 "언어와의 치열한 투쟁 끝에 얻어 낸 자기만의 실로써 자기만의 무늬를 놓아 비단을 짜고 그것을 정교하게 바느질해서 인간에게 입혀 놓았을 때,반드시 그 인간이 어떤 의미로든 아름다움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털어놨다. 현재 춘천에 거주하는 작가는 홈페이지(www.oisoo.co.kr)를 운영하며 독자들과 교류하고 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