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세살 때부터 영어교육을 시키는 한국 부모들을 이해할 수 없어요.영어의 성취도는 영어 환경에 얼마나 노출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지 일찍부터 배운다고 잘하게 되는 것은 아니지요." 옥스포드 출판사 초청으로 최근 한국을 찾은 제2언어 습득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니나 스파다 교수(50)는 한국의 조기 영어교육 열풍에 대해 이같이 일침을 가했다. 스파다 교수는 토론토대에서 '제2언어 습득'과 '영어교수법'을 가르치고 있으며 영어교육 학습자의 필독서로 전 세계적으로 10만부 이상 판매된 '언어는 어떻게 습득되는가'를 썼다. 그는 "캐나다에서 프랑스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해 본 결과 늦게 영어교육을 시작한 학생들의 성취도가 오히려 뛰어났다"며 "이는 한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성교육이 중요한 어린이들을 영어습득을 위해 유학 보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국의 영어 교수 프로그램만 잘 이용해도 충분하게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파다 교수는 특히 "한국 영어교육이 현지인과 똑같은 수준의 언어능력을 기대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 같다"며 "외국인과 의사 소통이 가능한 수준의 영어만으로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영어교육은 일주일에 한 두 시간씩 오랜 기간 배우는 것보다 3∼4개월 정도라도 집중적으로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지요. 따라서 특정 학기나 방학기간 중에 집중 영어학습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방법이 영어능력을 키우는 데 유리해요." 그는 또 "회화 위주의 수업을 늘려 문법 위주의 수업과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