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여건 튼튼 .. 더 간다" .. '2002년 닮은꼴' 論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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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4월.상승무드를 타던 증시가 종합주가지수 937.61포인트(4월18일)를 고점으로 꺾어지기 시작,한달여만에 800선 밑으로 추락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재료노출"이란 부정적 효과로 작용,하락반전의 빌미가 됐다.
2년후인 2004년 4월.지수는 지난 12일 918.80포인트를 정점으로 조정을 받다가 20일 재반등했다.
이번에도 삼성전자 실적이 발표된 직후 주가가 급등락을 한 것이다.
시장에선 증시가 2년전 과거를 재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불안감을 조심스레 내비치고 있다.
최근들어 미국 금리 조기인상설,테러위협 등 외부적 변수가 악재로 작용해 외국인들의 매수세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증시 여건이 2년 전보다는 훨씬 양호해 추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관측이 강한 편이다.
◆지금이 더 좋다
외국인은 지난 14일 매도세로 돌아선 뒤 19일의 소폭 순매수(32억원)를 제외하면 매도우위 패턴을 유지한 셈이다.
특히 13일부터는 대규모 선물매도로 프로그램 매물을 유발,증시에 큰 부담을 주었다.
21일 예정된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의회증언을 앞두고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된 것도 증시 압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2년 전 증시가 부동산 경기 부양 등에 따른 내수버블 장세였다면 지금은 글로벌 경기회복에 힘입은 세계 증시의 동반 상승세"라고 평가했다.
기업들의 실적모멘텀도 지금이 좋다는게 그의 지적이다.
2002년 4월에는 상장기업 이익이 1분기 고점을 찍은 후 2분기부터 꺾이기 시작한 반면 지금은 상장사들의 이익이 1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는 더욱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상승 여력은 충분
대다수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은 달러화 강세로 이어져 글로벌 자금 유동성을 위축시키는 측면도 있지만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반드시 악재는 아니다"라는 반응이다.
외국인의 '바이코리아'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도 지배적이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금리인상과 테러위협 등 단기적 불안감으로 선물에서 투기적 매매가 나타났지만 점차 진정되는 분위기"라며 "현물에서도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계기로 외국인이 물량을 내놓았을 뿐 본격적인 매도세 전환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의 주가 수준이 2년 전과 비슷하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당시에 비해 15∼20% 정도 할인돼 거래되고 있다"며 추가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현대증권 오성진 투자전략팀장도 "세계 경기 확장과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 정도를 볼 때 증시는 상승 추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다만 금리인상 등의 부담으로 950선을 전후로 한차례 더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정보기술(IT) 대표주와 관련 부품주,하반기 내수 회복이 기대되는 자동차주 등을 투자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