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등 각종 재해 증가로 장애인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장애인 고용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장애인은 정상인에 비해 생산성이 낮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현장을 나가보면 장애인을 고용해 오히려 생산성이 높아진 기업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4월 장애인주간을 맞아 "장애인은 신(新)노동력"이라는 주제로 4회 연속 시리즈물을 게재,장애인 고용실태,생산성문제 등을 짚어본다. ------------------------------------------------------------------------- "마감시간이 얼마 안남았습니다. 이제 2백벌만 더 만들면 됩니다. 자 힘냅시다. 빨리 끝내자고요." 19일 오후 3시 서울 상봉동에 위치한 우의제조 중소기업인 태광산업의 작업장.우의에 단추를 박는 기계음이 작업장에 울려퍼진다. 20여명의 근로자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작업에 속도를 붙인다. 우의업체의 성수기인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일감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얼핏 작업장을 둘러보면 여느 공장과 다른 점이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근로자들이 정상인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상당수 근로자들이 정신지체 청각 언어 등의 장애를 갖고 있다. "장애우를 고용하기 시작한 후 매년 20%씩 생산성이 늘어 현재 연간 매출이 10억원에 이르렀습니다. 장애우들도 어느 정도 일에 익숙해지면 정상인 못지않게 일을 잘합니다." 공장을 안내한 태광산업의 주재헌 사장(41)의 말이다. 주 사장은 "장애우들은 이직률이 낮기 때문에 인력관리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숙련도도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태광산업이 장애인 근로자를 처음 고용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주 사장은 서부장애인복지관 직원의 부탁으로 정신지체 2급인 장애인 한명을 데려다 일을 시켜보기로 했다. 일을 배우는 데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렸지만 일단 일이 익숙해지자 한사람 몫의 일을 거뜬히 해낼 수 있었다. 생산성도 정상인의 40~50% 수준에 달했다. 주 사장은 이 때부터 장애인 근로자를 차츰 늘려나갔다. 현재는 1백명에 달하는 근로자 중 20명이 장애인이다. 주 사장은 "정부에서 장애우 한명당 50만원 상당의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생산성에서의 손실을 메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청각장애인은 정상인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일할 수 있어 채용시 기업주에게 유리한 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곳의 근로자들도 자신을 업무능력으로 평가해 달라고 입을 모은다. 연탄가스 중독 사고후 뇌신경 일부가 파괴돼 정기적으로 신경안정제를 먹어야 하는 정신지체 3급 김인철씨(43)는 "장애우도 일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장애우들이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장님들이 많아져 더 많이 채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