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21일 연중 최고치를 이틀째 갈아치우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이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코스닥시장이 드디어 장기불황의 터널을 벗어나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전날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코스닥 지수는 인라 오전 11시44분 현재 4.64 포인트(0.88%)가 오른 469.66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IT호황이 상승의 원동력= 외국인의 지속적인 순매수와 정보기술(IT)업황의 호조가 코스닥 주가를 끌어올리는 결정적 요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외국인은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지난 20일까지 무려 1조4천86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4월 들어서도 5천786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특히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0일까지 19일간 연속 `사자'에 나서며 7천억원 어치 이상을 사들였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이상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특히 외국인의 매수세가 장기화됨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지난달 이후 코스닥시장의 상대적인 강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반도체, IT 업종에 국한됐던 강세 종목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원도 "IT경기의 호조가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고 있다"고 말하고 "IT경기의 안정세가 올 3.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면서 관련 업종의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시장의 대안으로 부상= 지난해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데다 거래소 대표 종목에 대한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코스닥시장이 대안이 될 것이라는 희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거래소시장은 지난 3월 이후 꾸준히 상승했지만 코스닥시장은 8월부터 약세로 기울면서 두 시장간에 괴리가 커졌으나 이를 메우려는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종우 센터장은 "거래소 업종 대표주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가격 부담이 생겼다"고 말하고 "이에 따라 코스닥의 대표주인 IT주가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현철 연구원도 "이달 들어 거래소는 외국인의 매수업종이 3∼4개로 압축된 반면 코스닥은 반도체와 IT부품 업종을 중심으로 강세 업종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코스닥시장의 자체 정화 노력 등으로 인해 지난 2000년 전성기 당시 불거진 거품이 걷히고 있는 것도 코스닥의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삼성증권 손범규 연구원은 ▲등록.유지 기준 강화에 힘입어 우량 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고 ▲코스닥 성장에 대한 기대가 현실화되면서 투자시점부터 거품의 소지가 차단됐으며 ▲코스닥시장에 대한 저평가가 사상 최저 수준에 달하고 있는 점 등을 내세워 "코스닥시장의 거품은 상당히 제거됐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 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