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오후 예배는 '클럽예배'로 드립니다. 골프클럽은 오후 1시 제주 퍼블릭,게이트볼클럽은 오후 2시 전용구장,야구클럽은 오전 1030분 오라구장..." 문섬이 점처럼 떠있는 서귀포 앞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동 서귀포중앙교회의 지난주 주보(18일자)의 "알림"난에 실린 내용이다. 영화클럽은 이날 오후 예배당에서 "태극기 휘날리며"를 감상하고,문화여행클럽은 오후 1시30분 정석비행장에서 열리는 "유채꽃 큰잔치"로 나들이를 떠난다. 제주도는 물론 전국에서 전망이 가장 좋다는 이 교회가 클럽예배를 드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6월 목익수 담임목사(38)가 새로 부임하면서부터다. 신자들이 교회 안으로만 모여들 것이 아니라 세상 밖으로 나가 복음을 전하자는 것.이를 위해 매월 마지막 일요일 오전에 주일예배를 마친 뒤 오후에는 신자가 아닌 사람들을 초청해 함께 취미를 즐기는 클럽별 모임을 갖고 있다. 현재 운영중인 클럽은 골프 게이트볼 축구 야구 문화여행 등산 종이접기 영화 등 8개.볼링과 야생화 클럽도 준비 중이다. 취미가 같은 다섯명 이상만 모이면 클럽을 만들 수 있어 현재 1백여명이 클럽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주일예배에 참석하는 신자가 2백50명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참여율이다. 이름이 '클럽예배'이긴 하지만 예배보다는 취미활동을 통한 친교에 주력하는 편.비신자들이 거부감을 갖지 않도록 하려는 배려다. "종교 영화와 일반 영화를 모두 상영하는 영화클럽은 회원이 정해지지 않은 오픈 클럽으로 50~1백명 정도가 참여해요. 서귀포 시에 영화관이 한개밖에 없기 때문이죠.이름이 '오션스'인 야구클럽은 외부팀과 경기를 합니다. 작년까지는 지기만 해서 '기쁨조'로 불렸지만 올해에는 승률이 높아서 '공포의 구단'으로 바뀌었어요." 목익수 담임목사는 "클럽예배는 교인들간의 친교를 폭넓게 하는 계기일 뿐만 아니라 믿지 않는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접촉점"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종교 시설은 누구에게나 편안한 가운데 경건함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며 "오고 싶은 교회,쉬고 싶은 교회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교회의 표어가 '생명을 살리고 사람을 키우는 교회'입니다. 교회는 전인적 생명을 살리고 구원해야 하며 이를 위한 코드가 문화와 복지예요. 그래서 교회에 문화와 복지를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센터를 만들려고 해요." 그는 지역 주민들에게는 문화 향수의 기회를,예술가에게는 작품을 발표할 무대를 제공하는 '열린 음악회'를 열 생각이다. 또 분기에 한차례씩 건축 의료봉사 등 신자들의 특기를 살린 '전교인 봉사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불우한 이웃을 위한 주택 리모델링,개안수술 지원,외국인 노동자 무료 진료 등이 그런 활동들.독거 노인이나 노인 부부를 위한 실버하우스 건립도 구상 중이다. 서귀포=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